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이 장고끝에 빼낸 카드다.
지난 3월24일 경영에 공식 복귀한 이 회장은 두달 가까이 이렇다할 행보 없이 외부 활동을 삼갔다. 지난달 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장을 만나 민간분야 한중일 경제협력을 강조한 정도.
오는 12일로 예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 참석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적인 활동재개 시기 및 복귀일성을 강조한 '위기론'에 대응, 어떤 경영카드를 제시할 지도 관심사였다.
그런 가운데 이건희 회장이 친환경과 건강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수종 사업 육성 등 '신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
삼성은 신사업 외에도 반도체 등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검토중이다. 이회장 복귀와 함께 그동안 계획에 머물렀던 투자 및 신사업 육성전략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된 것.
특히 어려울 때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회를 선점하는 이건희 식 공격경영이 재개된 셈이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전날 저녁 승지원에서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사장단회의를 갖고,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 및 건강증진 등 신사업에 23조원을 투자,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친환경 및 건강증진 미래산업 분야에 2020년까지 23조3천억원을 투자, 이들 5개 신산업에서 매출 50조원, 고용 4만5천명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건희 회장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엔진 확보를 강조했다.
아울러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뽑아서 실업 해소에도 더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기도 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LED 대폭투자, S-LED 키운다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게 되는 분야는 태양전지, LED, 바이오 제약 등 친환경 및 건강관련 사업. 이미 삼성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등에 대한 신사업 육성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에 투자 등 세부계획이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먼저 태양전지 관련 삼성은 결정계를 시작으로 추후 박막계를 추진할 계획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 매출 10조원, 고용 1만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동차용 전지 분야에도 총 5조4천억원을 투자, 매출 10조2천억원, 고용 7천600명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재용 부사장이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LED 분야에는 이보다 많은 투자가 단행된다. 현재의 디스플레이 백라이트에서 조명엔진, 전장(電裝) 등으로 확대할 계획.
이를 위해 S-LED에 2020년까지 총 8조6천억원을 투자하며, 매출 17조8천억원은 물론 고용창출도 1만7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바이오 제약분야도 수년내 특허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의료원 등과 협력을 통해 추진할 계획으로, 2020년까지 2조1천억원투자, 매출 1조8천억원, 고용 710명을 예상된다.
의료기기는 혈액검사기 등 체외진단 분야부터 진출, 2020년 누적투자 1조2천억원, 매출 10조원, 고용 9천500명이 예상된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한편 이날 회의는 5개 신사업을 맡게 될 사장들이 신사업 관련 시장 및 기술 동향, 추진전략에 대해 발표한 후 관련 내용을 함께 논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회의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김순택 부회장(신사업추진단장), 최지성 사장(삼성전자), 장원기 사장(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최치훈 사장(SDI), 김재욱 사장(삼성LED), 김기남 사장(삼성종합기술원), 이종철 원장(삼성의료원), 이상훈 사장(삼성전자 사업지원팀장), 이재용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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