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T와 SK텔레콤, LG텔레콤의 마케팅비가 9천90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 3사가 행정 지도한 최종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예상한 수치다.
방통위는 13일 ▲2010년 마케팅비는 유·무선을 구분해 각각 서비스 매출액 대비 22% 이내 ▲마케팅비 총액 한도 내에서 최대 1천억원까지 유·무선 구분없이 사용 허용을 골자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통신사와 협의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경우 올해 마케팅비는 약 7조300억원으로, 작년 8조200억원에 비해 9천900억원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방통위는 예상했다.
무선은 5조400억원으로 전년(5조8천500억원)대비 8천100억원 절감되고, 유선은 1조9천900억원으로 전년(1천700억원)대비 1천8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3월 3사 CEO 합의 후속조치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3월 5일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에서 KT(이석채 회장), SKT(정만원 사장), LGT(이상철 부회장) 등 통신3사 CEO들이 소모적인 마케팅비를 절감해 콘텐츠·기술개발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로 마련된 것이다.
통신3사 CEO들은 2010년 마케팅비를 유무선을 구분해 각각 매출액 대비 22% 수준으로 절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 동안 통신사업자들은 마케팅 경쟁 자제를 약속해 왔으나 마케팅비는 계속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작년 7월 간담회에서는 통신사 CEO들이 방통위에서 통신사간 마케팅 경쟁을 자제시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통신사업자의 마케팅비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은 2005년 총 3조2천600억원에서 2009년 6조1천900억원으로 약 2조9천300억원이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이통3사의 가입자 점유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시장점유율 변화는 SK텔레콤 50.9% → 50.6%, KT 32.1% → 31.3%, LGT 17.0% → 18.1%에 불과했다.
방통위와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3월 이후 임원급 회의, 실무회의를 수 차례 진행하며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사업자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방통위는 더 이상 가이드라인 시행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하에 당초 CEO 합의사항의 취지를 최대한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됐다.
구체적인 '2010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첫째, 통신사업자들은 유·무선을 분리하여 각각 매출액 대비 22%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마케팅비를 지출해야 한다.
둘째, 마케팅비 총액 한도내에서, 1천억원 까지는 유무선을 이동해 지출할 수 있도록 했다.
방통위는 "이는 와이브로, IPTV 등 신성장 분야의 활성화를 고려했고, 일반적으로 후발사업자의 마케팅 비율이 지배적 사업자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셋째, 매출액은 단말기 매출액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광고선전비는 마케팅비에서 제외한다.
넷째, 유무선 분리는 회계분리기준 등 합리적인 배부기준을 적용하도록 했으며, 회계분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이다.
◆방통위, 매분기 마케팅비 집행 실적 공표
방통위는 통신사업자들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매 분기별로 통신사업자별 마케팅비 집행 실적을 공표할 계획이다.
6월 중에는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하반기 중 대대적인 사실조사를 실시해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및 경품 등 불법 마케팅을 조장한 사업자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5월부터 시행되며, 7월말 상반기 집행실적 점검 결과, 시장상황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가이드라인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통신사들이 가이드라인에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마케팅비를 줄여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한다는 CEO 합의 정신에 따라 마케팅비 절감을 위해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