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스마트폰 혈전'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다.
18일 증권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3분기에 스마트폰 활성화로 인한 마케팅 부담 증가로 인해 수익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스마트폰 전쟁을 벌인 SK텔레콤과 KT는 영업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피처폰에 대대적인 보조금을 실어줬던 LG유플러스 역시 부진한 실적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SK증권 통신담당 이동섭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에도 지속된 스마트폰 시장 확대 과열경쟁이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면서 "통신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통신담당 변승재 연구원도 "스마트폰의 경쟁이 피처폰(일반 휴대폰)까지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마케팅 비용 집행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3사 모두 마케팅비 비용 크게 늘어
SK텔레콤의 경우 당초 3분기에 6천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증권가의 잠정집계 결과 영업익이 5천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시장 과열 대응 등으로 영업익이 전분기 대비 14% 이상 하락한 4천800억원대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영업익이 5천800억원대로 다소 회복되면서 3분기에는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경쟁사인 KT가 8월부터 아이폰 예약가입을 실시하고 9월에 본격 출시하면서 SK텔레콤 역시 마케팅 비용 증가세를 줄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이폰4를 들여온 KT 역시 실적에서 웃을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3분기 들어 감가상각비가 증가하고 콘텐츠 비용 등 지급 수수료가 늘어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KT의 잠정 영업이익이 4천억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 진입 자체가 경쟁사 SK텔레콤과 KT에 비해 한발 늦었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지도 못했다. 때문에 3분기에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위해 피처폰에 과도한 보조금을 실어주게 됐다.
이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을 낳으면서 실적에 어두운 전망을 드리우게 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에는 사업자간 경쟁 강도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8월 이동통신가입자 순증 19만명, 9월 번호이동가입자수 94만명이라는 숫자는 시장 과열 현상을 반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트워크 경쟁이 투자비 증가 부담으로
통신 3사가 9월부터 경쟁적으로 도입한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역시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실시되면서 그동안 요금이나 단말기 정도에 국한됐던 소비자의 관심이 통신망 품질에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3G 망은 물론 와이파이와 와이브로 등 우회망까지 다양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이를 위한 보완 투자도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상반기에 통신사들의 설비 구축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3분기 및 4분기에 설비 투자가 보다 확대 적용된 측면도 있다.
대우정보 변승재 연구원은 "연초 발표한 캐팩스(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하반기에는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도 "네트워크 투자 경쟁은 장기적으로 가입자당매출액(ARPU)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동영상 시청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3G망 보완 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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