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신간) 미국 국무부의 민감한 기밀 외교문서 25만 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사이트가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한 때 차단됐다고 이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현재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DDoS)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기밀 문건은 지난 3년 동안 미국 국무부가 한국 등 각국에 주재한 대사관 간에 주고받은 외교 전문(cables)으로 총 25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
예를 들어 이날 공개된 전문 중 일부에 따르면, 한미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경제난과 권력승계 문제로 붕괴할 경우를 상정해 통일 한국에 관한 전망을 협의해왔으며, 특히 한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에 경제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부자들이 여전히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의 최대 재정 후원자라는 사실을 거론하고, 중국 정부 공작원이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가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히틀러"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모험하지 않고 순종적인 남성을 뜻하는 "알파 메일(Alpha Male)"로 지칭하는 등 각국 지도자들을 비하하는 논평도 포함돼 있다
이런 민감한 내용 때문에, 파장을 우려, 국무부의 해럴드 고 법률고문(차관보급)은 27일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에서 “해당 문서들을 웹사이트에 올리지 말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고 미국정부 측에 자료를 반환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는 이 문건의 일부를 미국 뉴욕타임즈,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독일 슈피겔, 스페인 엘 파이스 등 유력 언론에 제공했고, 이들 언론은 28일 이 문건을 토대로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7월에도 7만5천개에 달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비밀 서류를 공개했으며, 미 국방부와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40만개의 이라크전 비밀 서류를 공개했다.
또 지난주에는 이번 국무부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었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위키리크스는 "위키리크스 접속이 불가능할지라도 세계 유수 언론이 그 파일을 포스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측은 "이번 기밀 문건 유출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며 비난했고,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위키리크스는 어떻게 해서든 폐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과거에도 미국 정부에는 눈엣가시였다.
워싱턴에 있는 한 신문은 "위키리크스는 미국 정부에 의해 공격 받아야 하고 가동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한 자문위원은 위키리스크에 대해 전자적인 공격을 할 것을 미군에 주문하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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