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계가 그리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의 큰 그림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케이블 업계는 그 동안 각 권역을 바탕으로 해당 지역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해 왔다. 주어진 권역을 '한계'로 두지 않고 오히려 지역성이 물씬 묻어나는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실천해왔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장윤식 대표는 이 같은 케이블 사업의 특성이 MVNO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CT 마케팅 전략은 기존 이동통신사(MNO)들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리점 위주의 유통망을 배제하고 찾아가는 대면 서비스로 승부할 것입니다. MVNO가 MNO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순발력 있게 특화된 고객 서비스를 펼칠 수 있습니다. 보조금도 많이 안주고 광고도 없지만 좋은 서비스에 요금도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퍼지면 고객들이 직접 찾아오기도 할 것입니다."
장 대표는 케이블방송 가입자 1천400만명을 대상으로 MVNO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우선 현재 약 100만 TPS(방송+인터넷+전화) 상품 가입자에 이동전화를 추가 제공해 QPS(방송+인터넷+유선전화+무선전화) 상품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110만 가까이 되는 가입자가 TPS 상품에 묶여 있는데 이에 이동전화를 더하면 QPS가 됩니다. 이를 1차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합으로 제공하면 이용자들은 지금보다는 좀 더 싸게 방송+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차 목표는 30만 정도이고 4년 안에 300만 가입자를 모으는 게 목표입니다."
◆"QPS위해 케이블 업계 공조 필요"
이동전화 서비스는 기존 케이블 서비스와 달리 권역의 제약이 없다. 고객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경우에도 서비스가 유지돼야 한다.
장 대표는 QPS 서비스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케이블 업계의 공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QPS는 케이블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업체 간 협력체계가 필요합니다. 고객이 이사를 가도 이동전화를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업체들이 연합해 망을 구축, 운용해야 합니다. 케이블 업체가 양분된다면 그에 대한 손실과 손익에 대해서는 각 업체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따로 하겠냐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CJ헬로비전의 MVNO 사업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자신했다.
"CJ헬로비전 측 관계자를 만나면 (MVNO를) 같이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별도로 떨어져서는 (사업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케이블 업계의 통신 진출은 기존 통신사와 다른 한 배를 탔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 정책 배려 및 MNO '상생 마인드' 절실"
장 대표는 후발 통신사업자로서 MVNO에 대한 정부 정책 배려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MNO가 MVNO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QPS로 묶어 요금을 20% 정도 싸게 구성하려면 도매대가 할인율이 최소 55% 이상 돼야합니다. MNO에 50% 이상 지불해서는 요금 할인의 여지가 없습니다. 현재 풀MVNO 할인율이 44%로 규정돼있는데 여기엔 설비구축에 대한 회피비용이 제외돼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설비 투자분 만큼 추가 할인이 필요합니다. 정부도 다량 구매할인을 적용해서 55% 이상 되도록 해줘야 합니다."
장 대표는 MNO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상생'을 강조했다.
"도매대가가 제대로 규정 됐다고 가정하고 MNO와의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망 구축 연동, 단말기 수급에 대해 협조하는 것입니다."
장 대표는 내년 1월께 도매제공 고시 관련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KCT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요금 마케팅 전략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또 MNO와의 협상도 12월 말에서 내년 1월쯤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MVNO 사업은 아직 첫발도 못 땠습니다. 국내 통신 시장은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후발 사업자가 클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정말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지원해줘도 사업하기 힘듭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이통사의 상생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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