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수수료가 두 배 오른다.
게임위는 고스톱·포커류 게임의 등급분류 수수료를 현행 72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하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대해선 현행 108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하는 '게임물 등급분류 수수료 조정안'을 21일 발표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는 기초가액이 현행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됐고, IPTV, 다운로드 게임 등 기타 게임물에 대해선 용량에 따라 10MB 미만은 현행 3만원에서 5만원, 10MB 이상 100MB 미만은 현행 4만원에서 7만원, 100MB 이상 300MB 미만은 현행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게임위 측은 "이번 심의 수수료 조정은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시된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위는 "등급분류 업무에 관한 비용을 등급분류 신청자(게임업체)가 부담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실현해 수수료의 민간 조달율을 높이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8일 통과된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내년 예산은 49억1천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올해 예산 61억원에서 12억원 가까이 삭감된 금액이다. 이에 따라 게임위는 올해 심의 수수료 총 수입액인 12억원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100% 인상해 예산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사행성이 짙은 도박 모사 게임이나 대형 게임업체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는 MMORPG의 등급 수수료를 중점적으로 올리고 개인 창작자가 주로 개발하는 캐주얼 게임의 조정폭은 줄여 충격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임위 측은 "현재 책정된 등급분류 심의 수수료는 게임위 등급분류에 소요되는 원가의 60% 정도의 비용"이라며 "내년 100%, 2012년 50% 인상 등 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수수료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정안에 대해 업계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중견 게임업체 관계자는 "큰 회사들은 100만원이나 300만원이나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작은 업체들엔 많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의도 사실상 규제를 하는 것인데 민간 자율규제로 돌려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심의 수수료까지 인상하는 것은 이중, 삼중의 규제"라고 말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증액규모가 피부로 와 닿는다"며 "테스트를 할 경우 수정사항이 있을 때마다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데 수수료 부담 때문에 완성도를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상위업체들 외엔 게임 개발 중에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서비스로 인한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네다섯번 테스트 하면서 수수료를 모두 납부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위는 현재 별도의 수수료 징수 없이 처리하는 내용수정신고에 대해서 심의 수수료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게임위 측은 "내용수정신고 업무가 전체 업무의 30.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안은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0일간 관보게재 등 공고를 거쳐 업계 의견을 청취한 뒤 다음달 1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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