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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가입자 '내려놓고' 있는 L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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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여지책일까. LG유플러스는 자기네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13일 발표한 또 다른 '한국형'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와글과 플레이스북도 이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이나 KT 가입자라 하더라도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와글과 플레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을 내려받기만 하면 얼마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사 가입자가 아니어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070 인터넷전화를 스마트폰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오즈070' 서비스는 SK텔레콤과 KT 가입자들까지 모두 이용토록 한 첫 시도다.

뒤이어 선보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어펀' 역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가입 통신사가 어디든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회사측은 아이폰용 앱도 개발중이라 했으니 아이폰을 쓰면서도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NS와 인터넷전화, 음악 서비스까지 LG유플러스의 '탈' 가입자 서비스는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에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실어주고 막대한 광고홍보비를 투입해가며 신규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려왔다.

하지만 그렇게 끌어들인 가입자는 경쟁사의 또 다른 마케팅이나 현란한 단말기 신제품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백하건데 기자 역시 휴대폰 신제품의 매끈한 자태에 반해 수년간 이용해왔던 통신사의 마일리지와 등급 등을 포기하고 다른 통신사로 갈아탔다.

그래서 더욱 LG유플러스의 '탈 가입자 기반' 서비스에 눈길이 간다.

더 이상 '내 가입자 지키기', '신규 가입자 끌어모으기' 경쟁은 의미없는 소모전이라는 것을 LG유플러스가 깨달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3위라서, 경쟁사와의 차이가 벌어지는 통에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점점 더 어려워져서 이런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철새처럼 날아다니는 가입자를 수십만원 주고 데려와 2년 묶어뒀다 해서, '우리 고객은 몇백만'이라며 그 순간에 안도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란 건 최소한 깨달은 것 같다.

통신사 혼자만 '내 고객'이라 생각하지 정작 가입자는 "2년만 지나봐라..."하며 벼르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그래서 LG유플러스는 가입자들을 '내려놓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보조금이나 마케팅은 물론이고 서비스 경쟁에서도 가입자 중심 전략을 버린 것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내 고객'에게만 제공함으로써 가입자의 로열티(충성도)를 높이고, 그래서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은 이동통신사들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부분이다. 지금도 이 전략에 사활을 걸고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며 외치는 경쟁사도 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내 서비스'를 '내 고객' 뿐만 아니라 남의 고객에게도 제공하기 시작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 전략의 일환인 오즈070이나 이어펀이나 와글-플레이스북이 당장 변변치 않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이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계속 나올 '탈 가입자 기반' 서비스 중 하나만 성공한다면, 그래서 5천만 이동통신 가입자가 모두 이용하는 LG유플러스 서비스가 하나라도 나온다면 이들의 전략은 성공이다.

'휴대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면 막대한 광고를 유치할 수 있고, 탄탄한 수익기반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LG유플러스의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는 '탈 가입자 기반' 서비스 전략에 기대를 걸고 싶어지는 이유다.

다만, 이 회사가 초기 제공했던 '월정액' 방식은 아쉽다. 오즈070의 경우 접속료, 망이용대가 등을 이유로 이용자에게 월 2천원의 가입비를 받는다.

이런 방식이면 절대 성공하기 어렵다. 어떤 가입자가 3위 사업자의 듣도보도 못한 신규 서비스를 돈 내고 이용하겠는가.

진정 '5천만 이동통신 가입자가 모두 사용하는 서비스'를 꿈꾸고 있다면, 지금도 쏟아붓고 있는 보조금을 차라리 서비스에 투입해 보면 어떨까 싶다.

정말 돈 내고도 쓸만한 괜찮은 서비스가 공짜라는데, 앱 하나만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는데, 안 쓸 이용자는 없다.

그렇게만 된다면 LG유플러스는 '3위 이동통신 사업자'라는 달갑지 않은 대명사 대신 '1위 통신 서비스 사업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될 것이다.

이야말로 그들이 그렇게나 부르짖고 있는 '탈 통신'을 이루는 방법이 아닐까.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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