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행주 쥐어짜기'식이 아니라 구매선 등 관리를 통해 원가절감 등 효과를 높이라는 얘기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분기 실적은 구본준 부회장 취임 후 첫 실적결산이나 다름없어 이같은 노력과 조기 정상화 여부를 판단 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때 연간 적자가능성 까지 거론됐지만 최근엔 올 1분기 조기 턴어라운드 등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일부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증권가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가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자규모에 대한 전망치가 빠르게 개선되는 등 시장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대응이 늦어진 스마트폰의 적자 확대 등으로 1천8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적자 확대는 물론, 이같은 실적 부진이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4분기 실적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LG전자에 대한 확인된 악재보다 옵티머스 원 등 스마트폰 효과 등에 힘입은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LG전자 4분기 영업적자에 대한 최근의 시장 컨센서스는 3천100억원대. 연간기준 1천억원대 흑자가 점쳐지고 있다.
실적 전망치 하단의 경우도 4천억원을 크게 넘지 않는다. 연간기준 흑자 유지 관측이 우세한 것. 최근들어 적자폭이 3분기 1천800억원대에서 소폭 늘어난 2천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시장 눈높이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휴대폰·TV 동반적자, 적자폭 커질 듯
4분기실적은 지난 3분기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TV 등 HE사업본부의 적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적자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휴대폰 등 MC사업본부 실적이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비용과 연말 마케팅비용 확대로 적게는 2천500억원대, 많게는 3천억원대 적자를 기록 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여기에 LCD TV 경쟁격화에 연말 할인판매 폭이 컸던 TV의 영향으로 HE사업부가 소폭이지만 적자전환하고, 가전사업의 비수기 등까지 겹쳐 전체 영업적자도 3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3분기 말 크게 증가한 재고자산에 대한 강력한 재고조정이 이뤄졌을 경우 적자폭은 4천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4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을 필두로 한 이른바 '옵티머스' 효과로 압축된다. 최근의 스마트폰 실적이 개선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 4분기 업계가 추정하는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옵티머스 원 250 만대를 포함, 총 340 만대선. 3분기에 비해 26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경영정상화 빨라지나…"1분기 턴어라운드"
이같은 실적 부진에도 일각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옵티머스 원 판매 확대로 원가절감 효과와 함께 휴대폰과 TV 등에서 LG디스플레이 등 계열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
관계사간 협업은 패널 등 부품조달, 가격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수 있어 제품 혁신은 물론 비용절감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는 구본준 부회장이 현장 일선을 돌며 강조했던 '수익성 관리'와 무관치 않은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구 부회장은 국내외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목표를 명확히 하고, 철저한 구매선 관리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혁신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 등을 확대하는 동시에 부품 패널 등 구매에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수익성 관리로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등 경영정상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순학 애널리스트는 "1분기부터 옵티머스 원 후속으로 옵티머스 2X 및 옵티머스 블랙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지속 출시되면서 선순환 구조에 진입,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편광 방식 3DTV 등 최근 초기 TV 개발 단계부터 LG디스플레이 및 LG이노텍과 협력하면서 신제품 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LED 비중 확대를 통한 TV 부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가 1분기 MC사업본부 흑자전환을 비롯해 전사기준 3천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애널리스트 역시 "일각에서 5천억원 이상 대규모 적자설이 제기됐으나 스마트폰의 성공적인 안착과 TV와 가전 판매량 증가로 4분기 영업적자는 2천620억원,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며 "MC사업부는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원가절감이 본격화되면서 3분기 3천260억원 적자보다 개선된 2천56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1분기에는 에어컨 등 생활가전 성수기 수요, TV 사업부 흑자전환 및 MC 사업부 적자 축소로 영업이익 1천560억원 등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본준 부회장 체제 이후 LG전자의 경영정상화가 앞당겨질 지 주목된다. 이번 4분기 실적의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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