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4위에 등극해 눈길을 끄는 중국 업체 'ZTE'가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 중국 및 신흥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휴대폰 시장이 1억5천만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업계는 지난해 전체 중국 휴대폰 시장이 2억대 이상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1위 노키아와 2위 삼성전자에 이어 ZTE가 3위를 점하고 있다. 전세계 3위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는 5위권 밖이다.
전세계 2위 삼성전자는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도 20.6%(지난해 3분기 기준)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ZTE는 11% 점유율로 삼성전자 뒤를 잇는다.
시장점유율로는 삼성전자와 격차가 있지만 성장률에서는 ZTE가 크게 앞선다.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억8천만대의 출하량으로 전년대비 23.3% 성장했지만 ZTE는 5천180만대로 94%의 급증세를 기록했다. 4천750만대로 89.2%의 성장을 보인 애플도 점유율과 성장률 면에서 모두 앞섰다.
◆"국산폰, 아이폰-저가폰 사이 샌드위치" 우려
ZTE는 저가폰 위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에서의 선전을 통해 단숨에 세계 5위 안에 진입했다.
ZTE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이 업체는 안드로이드폰 '블레이드' 등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1천만대를 넘으며 전년동기대비 2배 수준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속에서 150달러 이하 저가폰이 주로 인기다.
이 탓에 국내 휴대폰 업계에서는 중국 및 신흥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이폰과 중국산 저가폰들 사이에서 국산폰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이 수월치 않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현재 저가폰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군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현지 저가폰에 맞서기위해 저가 정책을 펼 경우 수익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통신 사업자의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특화 방식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신흥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스마트폰도 갖출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을 겨냥해 저가 공세를 펼칠 생각은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 LG전자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 중국향 전략 스마트폰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스마트폰 매출 비중을 올해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중국 시장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30%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팬택은 올해 차이나텔레콤을 통해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할 계획이며 아직 가격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팬택 관계자는 "ZTE 같은 현지 업체들의 낮은 가격이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수익을 추구해야할 상황이라 저가 정책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 저가 정책을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수요가 주로 저가폰 위주로 급성장하고 있어 ZTE 같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에게 시장을 선점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ZTE는 중국 외 신흥시장에서도 저가폰으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으며 미국 등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도 공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IDC 아태지역 멜리사 차우 리서치 매니저는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시장과 다른점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안드로이드폰 대부분이 150달러 내외"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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