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은 23일 예보기금 공동계정 설치를 골자로 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저축은행 부실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려면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업권별로 나눠져 있는 예보기금 계정에서 저축은행 보험기금 적자 보전을 위해 새로 적립하는 보험기금액 중 일부를 공동계정으로 모으고, 다른 업권에 대한 지원에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실련은 "예보기금 공동계정 설치는 은행권에서 조성한 돈으로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는 돌려막기에 지나지 않으며, 그간 금융당국의 잘못된 정책 대응을 은폐하려는 미봉책"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저축은행 부실의 근원에는 고수익을 노린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PF대출이 있지만, 이를 방조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의 무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2006년 BIS 8% 이상, 고정이하여신 8% 미만인 저축은행에 대해 개별 법인대출의 80억원 한도 규정을 면제함으로써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방조했다는 것.
그 결과 2005년 PF대출 잔액은 5조6천억원에서 2006년 11조3천억원으로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고, 이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저축은행의 PF대출 부실로 인한 적자폭은 계속 확대됐다.
특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상반기 내 더 이상 영업정지는 없다'고 밝힌 지 얼마 안돼 5곳의 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부과하는 등 금융당국 스스로 정책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경실련은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외에 전 금융권의 PF 대출 부실규모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건전한 저축은행까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아울러 지금까지 관리감독 소홀로 부실을 키운 금융당국 관련 책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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