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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미적미적'...정부의 말 못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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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등 "200원 이상 인하 가능"… 政 "세수 감소로 정부 재정 악화 우려"

[정수남기자] 지난 27일 지식경제부가 에너지 위기 단계를 '주의 경보'로 격상한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고유가에 대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정유 업계에 석유제품 가격 인하를 유도, 실제 국내 정유사들은 난방용 등유 가격을 ℓ당 10원∼60원 인하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등 시민단체는 등유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점을 감안해 휘발유·경유 등의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국내 석유 제품 소비 가운데 휘발유·경유 등 수송용은 전체 소비량 가운데 20%를 상회하고 있다. 또 휘발유 1ℓ의 가격에는 세금(50.4%), 정유사 공급가(42.7%), 유통마진(6.9%)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시모 등은 유류세 인하 등으로 기름값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소시모 석유시장감시단은 소비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에 부가되는 탄력세율(-30%~-11.37% )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유류세에는 종량세 체계로 유지되고 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에 부가되는 교육세와 주행세가 있다.

교통에너지 환경세법 2조에 따르면 현재 법정세율로 정해진 휘발유의 교통에너지환경세는 475원/ℓ이지만, 교통세법시행령 제3조의 2에 의하면 법정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한 탄력세율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감시단은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적용하고 있는 세율은 유류세에 포함돼 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법정세율에 +11.37%(529원/ℓ)를 탄력세율로 적용하고 있고, 교육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에 15%(79.35원/ℓ) 그리고 주행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에 26%(137.54원/ℓ)를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745.89원/ℓ이나 세를 부담시키고 있다는게 감시단 주장이다.

감시단은 또 정부가 탄력 세율을 적용할 경우 소비자 부담은 모두 277.065원~152.28원/ℓ가 경감되는 효과가 발생해 소비자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불법탈세석유 근절과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휘발유 가격을 ℓ당 최대 200원 인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86%는 석유제품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와는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 채무는 394조원으로, 또 보증채무도 34조9천억원 등 모두 428조9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른 이자 부담과 함께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국세 수입 감소로 정부 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는게 재정부 측 입장이다.

지난 해에 정부는 개별소비세·교통에너지환경세 등으로 모두 5조3천억원의 세금을 걷었다. 또 경기회복 및 차량 판매 증가로 국내 LNG·휘발유 등 에너지소비량도 증가했다.

지난해 LNG는 모두 3천75만9천톤이 팔려 전년(2천3,85만5천톤) 대비 28.9% 늘었으며, 휘발유도 지난해 1천92만2천㎘가 팔려 1천51만2천㎘가 팔린 전년 보다 3.9%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량도 ’09년 112만6천대에서 지난해 123만8천(9.9%)대로 늘어 이달 국내 차량 등록 대수는 1천8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IMF(국제통화기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의 국제기준 상의 국가채무에서 제외되지만, 중앙정부가 보증한 공기업 부채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의 부도시에 대신 갚아주기 위한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까지의 가상 채무부담액까지 합하면 지난 ’09 년말 기준으로 국가 채무는 모두 1천637조원이 된다.

이는 국민 1인당 중앙정부의 직접 국가채무 1천만원, 간접채무인 보증채무까지 합하면 5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공기업과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이 부도가 날 가능성은 희박해 중앙정부의 책임준비금을 쓸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국가 채무 등을 감안, 이자 등 금융 비용을 고려할 경우 정부의 유류세 인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328조1천900억원으로 세계 6위를 기록하는 등 12년 연속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또 국가채무는 ’97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00년 111조2천억원으로, ’04년에 203조7천억원, ’05년 247조9천억원, ’06년 282조7천억원, ’07년 299조2천억원, ’08년 309조원, ’09년 359조6천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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