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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지역본부 업무 개편 놓고 본부-노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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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지역본부 화폐수급업무 폐지

[정수남기자] 한국은행이 내년부터 추진하는 지역본부 업무 개편에 대해 경영자 측과 노동조합 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실시한 조직개편은 직무 연관성·유사성이 높은 본부 국·실을 5개 직군으로 구분해 2∼4급 직원은 원칙적으로 소속직군 내에서만 근무토록 하던 직군제를 폐지했다.

또 상위조직인 국·실을 30개에서 26개로 감축, 조직을 단순화 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에는 공감하지만 한은이 내년부터 추진하는 지역본부 기능 축소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은은 국내 16개의 지역본부 가운데 중소형 9곳의 지역본부에서 현재 수행하고 있는 화폐수급 업무를 7곳의 대형본부(서울강남,경기,대전,대구,광주,부산,제주)에서만 맡게 한다는 방침이다.

화폐수급은 지역 금융권에 화폐를 지급하고 수납하는 한국은행 고유 업무다.

이는 현재 인터넷·폰뱅킹 및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로 하루 평균 유통 현금이 지난 ’01년 대비 60% 이상, ’07년 대비 30∼40% 이상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 측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소형 본부의 화폐수급 업무도 하루 평균 2회∼4회 정도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지역본부의 화폐 수급 업무가 사라지는 만큼 이들 본부에는 조사·통계 업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지역본부가 위치해 있는 곳의 지역경제나 지역기업과 관련한 조사·통계 등을 맡길 예정이다.

아울러 한은은 장기 사업(’14년∼’18년)으로 대전 이북 지방의 화폐수급 업무를 총괄하는 화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본원, 서울강남, 경기, 대전, 인천본부 등의 화폐수급 업무를 모두 맡게 된다. 수도권에서는 국내 유통 화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재화 한은 지역통할반 과장은 "현재 지역본부의 화폐수급 업무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면서 "감사원 감사에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지역 경기나 기업에 대한 자료 등은 많이 부족하고 지역기업이나 국회의원, 지역 거주민들도 한은 지역본부에서 이같은 조사 업무를 맡아 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태진 한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화폐수급은 한국은행 고유 권한"이라며 "대형 본부가 이를 전담할 경우 이동거리가 늘어, 교통사고·탈취 등의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본부의 이번 조직개편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실제 한은 직원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결여, 인사 적체, 급여 삭감(’10년 5%) 등으로 사기가 떨어져 있다"면서 "직원 사기 진작 대책이나 인사 적체 문제 등은 빠져 있어 큰 실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태섭 한은 기획국 팀장은 "이번 인사에서 젊은 인재를 대거 기용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영국,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화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해부터 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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