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정부와 정유업계가 석유제품 가격을 놓고 치열한 두뇌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이는 오는 9일 지식경제부 '석유가격 TF'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인상에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일선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을 지난주 보다 ℓ당 16.97원 오른 1천749.97원(세후가격)으로 올렸다. GS칼텍스는 ℓ당 6.95원 오른 1천758.30원, 현대오일뱅크는 10.17원 인상된 1천749.88원, 에쓰오일은 4.43원 오른 1천758.48원으로 공급가를 각각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경유 공급가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주 보다 ℓ당 22.59원 오른 1천586.83원으로, GS칼텍스는 1천592.58원(9.03원↑)으로, 현대오일뱅크는 1천576.56원(6.91원↑)으로, 에쓰오일은 1천593.78원(14.67원↑)으로 각각 가격을 인상했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정정불안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올라 부득이하게 석유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가격 인상을 지경부 TF의 가격 조정안에 대한 선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정유사가 석유제품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지경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 결정 구조의 합리성 조사를 위한 TF를 구성 그 동안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2일 TF는 회의를 갖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0여명의 대학 교수로 구성된 팀원간 이견으로 9일 한 차례 더 회의를 갖기로 했다.
실제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달 중순 난방용 등유 가격을 ℓ당 10원∼60원 인하한 바 있으나, 인하 효과가 미미해 '생생내기'라는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인상으로 일선 주유소들도 석유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한국주유소 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유사가 조정한 공급가를 일선 주유소는 일주일 후에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한다"면서 "인상 폭은 주유소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일 현재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905원을 넘어섰으며, 서울지역의 주유소들은 ℓ당 2천100원~2천25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7일 전국 경유 가격은 리터당 1천713원이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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