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아이패드 모방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MP3 플레이어 '준(Zune)'처럼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준'의 추가 개발을 포기하고 단종키로 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를 보고 포춘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내보낸 칼럼 제목이다.
아이패드를 모방한 경쟁 제품의 미래가 그동안 사라져간 수많은 MP3 플레이어처럼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게 이 칼럼 필자의 견해로 보인다.
MS의 경우 아이팟이 나온 지 5년만인 지난 2006년에 아이팟에 대항하기 위해 '준'을 처음으로 내놓았으나 지난 2009년 '준 HD'를 선보인 뒤 그 이후에는 별다른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단종키로 한 것이다.
포춘이 이 칼럼에서 인용한 '맥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아이팟과의 전투에서 희생된 제품은 비단 '준' 뿐만이 아니다. 맥데일리가 사망을 확인한 제품만 13종이다. 맥데일리뉴스는 지난 2005년 3월 버진 일렉트로닉스의 MP3 플레이어에 대한 사망 보도를 한 뒤 이후 MP3 플레이어 단종에 대한 시리즈 보도를 해왔다.
리오, 소니의 '워크맨 빈', 델의 'DJ'와 'DJ 디티' 그리고 톰슨, 올림푸스, 아이리버, 벤큐 등의 회사가 만든 제품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포춘 칼럼리스트는 이런 사례에서 태블릿 제조 업체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준'에 아마도 수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아이팟과 끝내 경쟁할 수 없었다면, 아이패드를 모방한 태블릿 제조업체들이 아이패드와 맞서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게 이 필자의 생각이다.
실제로 태블릿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은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아이폰에 맞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HTC, 그리고 모토로라를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 점유율이 세계 1위에 올라선 상황이다.
하지만 태블릿의 경우 추격 속도가 더딘 편이다.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아이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또 아이패드2가 나오자마자 없어서 못팔 지경이지만, 경쟁 태블릿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의 경우 아이패드2와 맞상대 하게될 10.1인치가 아직 출시되지 않아 경쟁력을 판가름하기 힘든 상황이며, 모토로라의 '줌(Xoom)'의 경우 제품력에 대한 극찬을 받고 출시됐으나, 판매 소식은 뜸하다.
판매수치에서는 '줌'과 '아이패드2'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은 이제 누구나 하나 쯤은 갖고 있어야 될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반면 태블릿은 노트북 PC를 위협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필수폼이라기보다 기호품에 더 가까운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비해 아직은 수요가 더 적으면서도 브랜드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상품인 듯하다. 쏠림현상이 더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따라서 어떤 것으로든 확실하게 특화한 제품이 아니라면, 이 쏠림을 견제하기가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포춘 필자는 이 점을 지적하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