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3월 소비자물가가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4.5%)를 상회, 올 들어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물가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2005년=100)로 전월(119.8) 대비 0.6포인트 상승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 아프리카 및 중동의 정세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가격은 15.3% 상승했으며, 전·월세 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집세는 지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1일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7%, 전월 보다는 0.2%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4.8%) 이래 29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 2.7% 이후 8월까지 2%대를 유지하다, 같은해 9월 3.6%, 10월 4.1%, 11월 3.3%, 12월 3.5%를 각각 기록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중동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한파, 구제역 사태까지 등으로 1월 4.1%, 2월 4.5%로 고공행진을 나타냈다.
지난달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4.9% 올랐으며, 전월에 비해서는 0.4% 상승했다.
생선·채소·과실류 등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9%가 올라, 작년 6월 이후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전달에 비해서는 0.6% 하락했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작년 동월대비 3.3% 올라, 2009년 8월(3.1%)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서도 0.3% 올랐다.
부문별로 작년 동월대비 증가 폭을 살펴보면 농산물(17.4%)과 축산물(11.6%), 수산물(10.5%)의 가격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4.9% 올랐고, 공업제품도 석유류(15.3%)의 상승세에 따라 5.9%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은 2.5% 상승한 가운데 집세가 3.2%, 개인서비스 3.0%, 공공서비스가 0.6%의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 물가 기여도(작년 동월비)는 공업제품이 1.84%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 1.47%포인트, 농축수산물 1.32%포인트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품목별 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중에서 마늘(78%), 파(63.6%), 배추(34%), 돼지고기(31.7%)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국산 쇠고기(-9.2%), 오이(-22.4%), 풋고추(-22.5%)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공업제품 가운데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금반지가 25.2% 올랐고,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등유(24.9%), 경유(18.9%), 휘발유(13.8%)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가 지난 2월11일, 3월22일 두 차례에 걸친 전·월세 안정 대책에도 지난달 전·월세 가격도 급등했다.
전세(3.7%)는 2003년 9월(3.9%)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월세(2.1%)도 ’02년 5월(2.2%)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전·월세 등을 포괄한 집세(3.2%)는 ’03년 7월(3.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 중에서는 외식 삼겹살(12.8%), 외식 돼지갈비(11.9%), 미용료(7.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학교 급식비는 21.3%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 범위 안에서 수치가 나왔다"며 "정부는 4월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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