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일 공무원의 월정직책급, 특정업무경비, 맞춤형 복지비 등 각종 수당이 실비 변상적 금액이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국민과 공무원간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법제처의 이번 유권해석으로 인해 공무원이 실제 소득보다 적게 건보료를 납부해도 제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어 "이는 일반 국민이 직책수당 등 모든 급여를 보수에 포함시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무원과의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며 "실질과세원칙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법제처가 유권 해석한 월정직책급 등의 경우 지출증빙자료가 필요하지 않고 사후 확인도 이뤄지지 않으며 개인별 자유처분이 가능하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명목에 상관없이 월정직책급 등은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급여에 해당되는 각종 수당을 예산지침에 따라 지급되는 경비라는 명분으로 보수에서 제외시키는 법제처의 해석은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건강보험 제도와 보험료 부과체계를 잘 아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건보재정 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환자본인 부담금 인상을 강행한 복지부가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대해서는 회신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다음날 준수 공문을 건강보험공단에 보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것.
실제 건보공단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직원을 제외한 공무원 조직 1만1000여곳의 복지포인트, 월정직책금, 특정업무경비 등 보수가 건보료 산정기준에서 제외되면 연간 최대 800억원의 건보료 수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의 무원칙하고 무책임한 이중잣대로 인해 앞으로 공무원 사업장에서 이의신청이 이어질 것"이라며 "직장 가입자들도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앞으로 발생할 더 큰 혼란과 불신을 막기 위해서는 공무원 건강보험료도 일반 국민과 똑같이 모든 소득을 보수에 반영해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관련 법과 하위법령 등 개정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각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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