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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무료통화, 인터넷전화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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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업자만 남는 결과 우려감 높아져

[강은성기자] 스마트폰에서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앱)만 다운로드 받으면 공짜로 통화를 할 수 있는 '무료통화앱'이 과거 과도한 규제에 묶여 활성화되지 못한 인터넷전화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무료통화 앱이 규제 및 가이드라인 없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mVoIP 전담반'을 편성, 관련 제도 마련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새로운 앱과 서비스가 등장하면 공정하면서도 새로운 산업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기 폭발 무료통화앱, 정부 정책 방향은?

무료통화앱은 스마트폰의 3G 이동통신망이나 와이파이망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 같은 종류의 앱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라고도 불린다.

스카이프를 비롯해 바이버, 올리브폰, 수다맨 등 다양한 앱이 출시돼 있으며 최근엔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이 가입자 500만을 넘기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이같은 무료통화 서비스가 3G망에 과도한 부하를 초래한다며 월5만5천원 이상의 고액 정액가입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통신사의 3G 데이터망은 현재 '포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방통위가 직접 측정해 발표한 '스마트폰 통화품질 측정결과'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는 3G 기반 인터넷망에서 실제 내겠다고 약속한 21Mbps 속도의 20분의1 수준인 1Mbps 정도밖에 내질 못하고 있다.

스마폰 이용자가 불과 1년여만에 1천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한데다 도심 일부 지역등에서 한꺼번에 접속하는 등 망에 부하가 초래되기 때문에 실제 구축한 장비의 속도보다 낮은 품질이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방통위는 무료통화 앱을 위시한 통신사의 3G 데이터망 기반 모바일 서비스가 통신회사의 투자를 보호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관련 산업을 제대로 육성해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전담반을 편성, 올 하반기까지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인터넷전화 규제 전철 밟아선 안돼

그러나 정부의 대처가 자칫 산업 기반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학자는 "인터넷전화 사업은 통신과 인터넷이 결합한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키울 수도 있었지만, 당시 정부의 결정은 일부 소비자 보호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 기반을 완전히 죽인 꼴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초반, 국내시장엔 세계 최초로 인터넷전화(VoIP) 기술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를 비롯해 다양한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가 보급되며 '공짜통화' 열풍도 불었다.

당시 초고속인터넷 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통신 3사는 특정 서비스가 인터넷 망을 과도하게 점유해 다른 서비스 품질까지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와 맞물려 선불식 요금제 등으로 광고하고 난 후 소비자의 돈만 가로채 도망가는 사기 서비스도 우후죽순 일어났고 인터넷 전화 서비스 품질도 현격히 떨어졌다.

결국 정부(당시 정보통신부)는 인터넷전화 자체를 일반 통신서비스와 동일한 '기간역무'로 규정하면서 사업자들이 고객 보호를 위한 일정 '인프라'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사기 사업자들의 진입을 막았다.

그리고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고 상호 접속료를 정산하도록 하면서 인터넷 전화 사업을 하려면 통신사업자와 거의 동일한 절차를 밟도록 했다.

그 결과 '인프라'를 깔 수 있고 '허가'를 받을만한 능력이 있는 대기업(삼성네트웍스)과 기존 통신 3사 등이 인터넷전화 사업자로 살아남아 현재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롬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벤처 업체는 대부분 사라졌거나 당시의 위상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이사는 "지난 2007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인터넷전화에 부과된 망이용대가와 상호접속료라는 것이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정부가 근거없는 망이용대가를 부과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차단하고 기존 통신사들의 기득권을 보호해줬다고밖에 보여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의 이재범 대표도 "정부나 이동통신회사에서 '망이용대가'는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만약 그같은 대가 부과가 이뤄진다면 우리같은 모바일인터넷 기반의 벤처는 그 기반을 잃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의 모바일인터넷전화서비스(mVoIP) 정책이 과거 인터넷전화의 태동과 확산 움직임이 과거 인터넷전화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면서, 향후 규제방향 역시 과거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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