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난 2일 합의한 한-EU FTA가 오늘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진보야당과 민주당 내부에서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야당은 민주당이 한-EU FTA 처리에 합의한 것을 두고 야권의 정책합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파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야당은 실력 저지도 불사할 작정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하고 한-EU FTA 처리를 강력 저지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국내법의 규제로는 한-EU FTA를 극복할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 "신법 우선의 원칙, 특별법 우선의 원칙, 국제법 우선의 원칙 등 그 무엇이라도 SSM 법률은 한-EU FTA가 통과된다면 완전히 무너져내고 말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협상 밖에 없다"며 "국민들 앞에 서민을 위해 일하자고 했던 야권연대의 정신이 이 시점에 이렇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야권연대로 돌아올 마지막 시간은 바로 지금"이라며 "이 시간이 지난다면 우리 국민은 야권연대를 깬 사람이 누구인지를 기억할 것이고, 이는 앞으로 우리 모두의 미래에 대단히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 등이 야권의 정책연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4일 처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최고위원이 지도부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4.27 재보선의 승리는 야권연대의 승리인데 선거 끝난지 며칠만에 야권연대를 전면 파기하는 행위는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4월 13일 발표한 정책연합에 한EU FTA 전면 재검증, 일방적 비준 저지, 독소조항에 대한 검증 실시 등에 대한 합의 내용이 있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명백하게 경고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한나라당과 덜컥 합의한 것은 잘못"이라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4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한-EU FTA 처리에 대한 입장을 정할 예정이지만 반대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전면공세를 준비하고 있어 한-EU FTA가 4일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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