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지난 수년간 끊임없이 IT 업계의 화두였음에도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만했던 클라우드가 소비자들의 일상에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소비자용 제품을 다루는 업체들인만큼 모든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휴대폰, PC, TV 속으로 '클라우드'가 확산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서비스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뿐 아니라 스마트 TV, 카메라,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에서 호환되는 콘텐츠 및 앱을 제공하는 통합플랫폼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삼성·애플 '기기간 시너지' 노린다
이런 형태의 서비스는 애플이 6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아이클라우드'와 공통점이 많다. 아이클라우드도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다양한 기기에서 같은 콘텐츠 및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가령 애플의 e북 스토어에서 구입한 e북을 아이폰으로 읽다가 나중에 다음 책장부터 그대로 아이패드 또는 맥북에서 읽는 식이다. 한 기기에서 구매한 음악이나 앱들이 하나의 기기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해 웹 연결만 된다면 추가 비용 없이 애플의 모든 기기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유클라우드, N드라이브 등 클라우드 기반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구글독스 등도 웹기반 문서작업 솔루션으로 일종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호핀' 역시 이같은 개념이다.
글로벌 IT 업체들은 여기서 더 확장된 개념의 콘텐츠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이번 WWDC에서 "클라우드는 단지 구름위에 스토리지가 떠있는 게 아니다"라며 아이클라우드가 사용자의 콘텐츠를 중앙서버에서 '자동 동기화'를 통해 여러 기기에 역시 자동으로 뿌려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 역시 최근 구글 개발자회의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음악 서비스 및 클라우드 전용 노트북 '크롬북'을 발표했다. 안드로이드나 크롬 기반의 모든 기기에서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체 기기가 없는 구글과 달리 삼성과 애플의 경우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낼 수 있는 효과는 '자사 기기들간의 시너지'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이폰에서 구입한 음악이나 e북, 작업한 문서 등을 다른 환경과 다른 기기에서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게 용이하다.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갤럭시 시리즈에서 구입한 콘텐츠를 삼성전자의 TV, 내비게이션, 카메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청사진과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선은 구글의 클라우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자체 생태계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략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점은 자사 기기들만 사용하게 한다는 면에서 폐쇄성을 의미한다"며 "모든 제조사가 다 활용할 수 있는 구글 기반 제품들에 비해 개발자 생태계 및 콘텐츠나 앱의 양적인 면에서 불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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