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홈쇼핑 판매수수율 들여다 봤더니 '헉!'

[정진호기자] 백화점과 TV홈쇼핑이 물건을 팔고 중간에서 챙기는 판매 수수료는 과연 얼마나 될까?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과 TV홈쇼핑(GS/CJO/현대/롯데/농수산),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11개 대형유통업체들의 상품군별 판매수수료율을 29일 공개했다. 감독당국이 이들 유통업체들의 상품군별 판매수수료를 공개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백화점 판매수수료율은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어 매년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분쟁의 씨앗이었다. 판매수수료는 백화점이 납품업체에게 상품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감하고 나머지 상품판매대금을 지급하는 데 이때 감해진 금액을 말한다. 백화점이 유통업체를 입점시키고 총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셈이다. 백화점은 이 판매수수료율을 납품업체별로 따로 맺는데 힘 없는 중소기업일 수록 높은 수수료율이 매겨진다.

이번 공정위 조사결과 백화점의 경우 의류, 구두, 화장, 잡화 등의 평균 수수료율이 무려 30%를 넘었다. 식품, 가구, 완구 등은 20%대이며 가전제품은 19%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또한 같은 상품군 내에서도 판매수수료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으며 가령, 남성정장의 경우 11.0%(최저 27.0%/최고 38.0%), 여성정장의 경우 18.5%(최저 19.0%/최고 37.5%)의 차이가 났다. 공정위 측은 의류 상품군의 경우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납품업체들간 입점경쟁이 치열한 대표적인 상품군으로 백화점에 대해 의류업자의 지위가 크게 낮기 때문에 파이가 심한 것으로 분석했다.

TV홈쇼핑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의류 상품군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전반적으로 30%를 넘고 최고 40% 수준에 달하기도 했다. 가전 디지털기기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백화점과 비요해 차이가 나는 분야는 식품 상품군으로 TV홈쇼핑이 백화점에 비해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약 6.7% 높고, TV 홈쇼핑 내 다른 상품군에 비해서도 수준이 높았다.

대형마트의 가공식품과 가정 생활용품의 경균 장려금률은 8∼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고 신선식품 및 스포츠-레저 용품 상품군은 3∼5%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공정위 측은 "이번 판매수수료율이 공개되고 이런 공개가 축적되면 납품 업체의 협상력이 높아져 판매수수료가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는 납품 업체가 다른 업체나 대형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율 수준을 알 수 없어 대형유통업체와의 협상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공정위 측은 향후 수수료 수준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를 대상으로 보다 정밀한 분석을 실시하고 집중 모니터링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