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가 출범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공천권 전쟁'이 치열하다.
홍준표 신임 당 대표가 내년 총선의 공천을 좌우하는 주요 당직을 놓고 측근 인사를 임명하려 하자 다른 최고위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양상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주요 당직은 사무총장을 비롯해 제1·2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4개 자리이다.
홍 대표는 '7.4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캠프 인사로 일한 김정권 의원(경남 김해갑·재선)을 사무총장, 이종혁 의원(부산 진구을·초선)을 사무1부총장에 내정하려 했지만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해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4개 주요 당직은 모두 내년 4월에 있을 19대 총선의 공천 업무를 담당하게 돼 있어 신경전을 치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무총장 자리는 관례적으로 공천 심사위원장을 맡아온 바 있다. 지난 18대 총선 때에는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이 공천을 총괄지휘해 이른바 '공천 학살'이라는 오명을 쓴 바 있다.
사무 1·2부총장도 공천심사위 위원을 맡아왔으며, 여의도 연구소장은 공천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등을 집행해 당 지도부에 '물갈이 여부'를 전달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 '주요 당직 인사'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최고위원은 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사무총장, 사무1·2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4자리는 당장 올 가을에 있을 공천 자격심사와 직결된 자리이다. 이들 자리에 대해서는 최고위원 탕평 인사를 해달라는 입장이며, 이를 홍준표 대표에게 부탁해 홍 대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공천권'으로 당을 장악하려는 모습이 나올 경우 홍준표 대표와 "한판 붙을 것 같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대해 홍준표 대표도 심기가 편치만은 않다. 홍 대표는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은 어차피 당 대표를 중심으로 치러야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 대표가 진다. 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옳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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