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중년 남성들에게서 자주 발병하는 심혈관질환이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 진료환자가 449만2천명에서 574만6천명으로 연평균 6.3%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 203만7천명에서 271만9천명으로 1.33배, 여성환자는 245만5천명에서 302만7천명으로 1.23배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하의 경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많은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수가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0대 심혈관질환 환자 수는 160만3천357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 환자는 86만4천276명(53.9%)으로 남성 환자(73만9천81명, 46.1%)보다 많았다.
70대에서도 여성 환자가 77만3천85명으로 남성 환자(48만3천12명)보다 많았고, 8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여성 환자(32만5천250명)가 남성 환자(12만5천208명)의 2.66배에 달했다.
반면 50대에서는 심혈관질환 환자 수 비율이 남성 51.7%, 여성은 48.3%였고, 40대에서는 남녀 비율이 각각 61.3%, 38.7%로 남성 환자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심혈관질환으로 진료받은 남성은 80대 이상이 5만998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4만8445명, 60대 3만8608명 순이었다. 여성도 80대 이상이 5만7311명, 70대 5만6301명, 60대 4만1914명 순이었다.
심혈관질환 관련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6년 1조9천103억원에서 2010년 3조388억원으로 연평균 12.3% 증가했다.
심혈관질환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을 함유하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혈류를 차단, 심근에 손상이 오거나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이 대표적이며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선행질환도 심혈관질환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지만, 노령층에서는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그 이유는 폐경기에 관찰된 혈중 지질이 상승하고 '죽상경화'가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후에는 에스트로겐의 혈관보호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혈중 지질이 동맥경화를 유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실제로 50대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동일 연령의 폐경 전 여성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심장협회는 50세 이상 여성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군'으로 규정하고 예방적 건강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은 남성의 병으로 인식돼 여성 노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낮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공단은 심혈관질환에 따른 장애 발생 또는 사망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규칙적인 혈압 관리, 금연 및 과도한 음주 회피, 당뇨 관리, 건강한 식사습관 유지, 일주일 4일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 등을 제시했다.
양주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남성은 젊을 때부터 흡연과 비만, 과음 등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한다"며 "노령층 여성은 고혈압과 당뇨병, 운동부족 등 관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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