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거리 두기

[문현구기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친박계' 유승민(사진 오른쪽)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민투표에서 지면 지는 대로, 이기면 이기는 대로 당은 곤란한 위치에 처할 것이 분명하다"며 "중앙당이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 등이 주민투표 독려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유 최고위원은 "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과 한 번도 상의한 적이 없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당이 깊은 수렁에 빠지고, 당이 망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냐"고 강조했다.

이어 유 최고위원은 "무상급식에 대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제안했는데 계속 묵살됐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정하려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홍준표 대표는 불쾌감을 나타내며 유 최고위원의 발언 시간에 "그만 하면 됐다"고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도모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장에서는 '친박계' 최고위원의 말이 씁쓸하게 들릴 수 밖에 없는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