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민기자] 노트북은 항상 데스크탑보다 성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그리고 아무리 가볍게 출시해도 넷북보다는 무거울 것이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런데 소니가 이 두가지 장점을 모두 살린 제품을 출시했다. 바로 소니의 2011년형 바이오Z(모델명 VPCZ217GK/X)다. 소비자들은 매번 소니가 새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가격을 제일 궁금해 한다. 성능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 소니의 바이오는 이미 시장에서 '고성능 노트북'이라는 닉네임을 얻었기 때문이다. 2011년형 바이오Z의 출시 가격은 364만원. 노트북 시장은 점점 거품이 빠지고 저가 제품의 라인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가운데 300만원을 넘는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당혹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과연 바이오Z가 몸값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봤다.
◆강력한 성능은 기본, 초슬림·초경량에 종지부
바이오Z를 처음봤을 때 머릿 속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 생각도 잠시 제품을 만져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 들었을 때 1.165㎏의 가벼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얇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와 닿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립감이 좋다. 솔직히 가벼운 노트북은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
그러나 바이오Z처럼 한손에 딱 들어와 왠만한 흔들림에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의 그립감을 주는 노트북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전원 버튼을 눌렀다. 256GB의 SSD(Solid State Drive)가 얼마만큼 제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SSD는 자기디스크 기반의 하드디스크가 아닌 반도체(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처리속도가 매우 빠르다.
'바이오'란 로고가 뜨고 16~17초만에 윈도우 화면이 나왔다. 특히 일반 HDD(하드디스크) 제품의 경우 윈도우 메인 화면에서 프로그램 실행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기다려야 하지만 바이오Z는 메인 화면이 뜨는 동시에 각종 작업으로 곧바로 이어졌다.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과 인터넷 익스플로러 및 4개 이상의 동영상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봤다.
인텔 2세대 코어 i7 2620M CPU(2.7GHz)와 8GB의 넉넉한 메모리 탓인지 막힘 없이 창과 창간의 전환이 이뤄졌다. 요즘 들어 이 정도의 성능을 구현하는 노트북은 많다. 하지만 창과 창간의 전환이 매끄러웠다.
화질은 뛰어나다는 말보다는 눈이 편안했다. 모니터는 13.1인치로 소형이지만 해상도가 풀HD급(1920 x 1080)이라 선명도가 매우 높았다.
특히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는 13.1형의 풀 HD LCD는 96%의 색재현율을 구현해 동영상 시청시에 편리했다.
하지만 처음 인터넷에 접속하면 해상도가 높은 탓에 되면 글씨가 작게 나와 '이상하다'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옵션 및 인터넷 페이지 설정에서 글자 크기를 조정하면 사용하는데 한결 수월해질 듯 하다.
키보드는 요즘 들어 소비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아이솔레이트(분리형) 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15인치급 노트북의 키보드보다 입력이 훨씬 쉬웠고, 오타율도 적었다. 특히 하단에 백라이트(조명)가 탑재돼 있어 어두운 곳에서 타이핑도 문제 없어 보였다.
사용중에 배터리도 체크해봤다. 67% 남은 수준에서 3시간7분 동안 사용이 가능했다. 완전충전했을 때 6시간반의 사용은 가능해 보였다. 또 장시간 사용해도 소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스피커와 터치 패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바이오Z의 스피커는 본체 하단부에 탑재돼 있다.
물론 일반 책상 등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노트북의 특성상 무릎 위나 침대 등에서 사용이 잦은데 이럴 경우에는 사운드가 묻히게 된다.
이밖에 터치패드 역시 최근 13인치급의 제품에는 비교적 큰 사이즈의 터치패드가 탑재돼 있는데 이번 제품은 다소 작은 느낌이다.
◆성능 +UP의 도킹스테이션, '파워미디어 도크'
2011년형 바이오Z는 '파워미디어 도크'를 선보이며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소니는 이번 2011년형 바이오Z에서 ODD(광디스크드라이브)를 따로 빼내고 각종 기능을 첨가한 파워미디어 도크를 내놨다.
파워미디어 도크는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 사용이 가능하고 외장 모니터를 4대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강력한 외장 그래픽(AMD 라데온 HD 6650M)을 갖춰 영화 편집, 이미지 로딩, 3D CAD 등 대용량 작업을 수행할 때 보다 빠르고 부드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그래픽을 최적화해 활용할 수 있다.
실제 파워미디어 도크를 연결해 동영상 작업을 해 보니 밝기나 선명도가 조금 더 눈에 와 닿는 느낌이었다.
이밖에 파워미디어 도크는 HDMI, VGA, LAN, USB 등의 다양한 인터페이스 기능을 담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ODD를 쓰기 위해 파워 미디어 도크를 매일 챙겨 다녀야 하는 부담감이 따라 다닐 수 있다.
외부에서는 동영상 시청할 일이 적어 CD나 DVD를 사용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꼼꼼한 소비자라면 구매 포인트에서 마이너스가 될 듯하다.
또 소니는 바이오Z를 사용하기 위한 어탭터를 2종으로 구성했다. 일반 어댑터의 경우 이동성을 고려해 작게 제작됐다. 그러나 파워미디어 도크를 쓰려면 일반 어댑터보다 큰 별도의 어탭터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파워미디어 도크는 단순 광디스크 드라이브의 분리가 아닌 영화 작업 및 고급 프로그램 가동시에는 분명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종합
2011년형 바이오Z는 코어 i7을 프로세서로 넣은 고성능 노트북이면서 무게는 넷북보다 가벼운 1.165kg 밖에 나가지 않는 매력있는 제품이다.
또 이 제품은 소니가 프리미엄 노트북시장에서 강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듯 모든 기술을 총망라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비용면에서 볼 때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합친 가격보다 비싼 바이오Z를 선뜻 구매할지는 확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물론 소니 바이오 구매자들이 단순 일회성 고객보다는 마니아층을 형성한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제품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또 가격을 배제하고 제품만 봤을 때 한 동안은 바이오Z의 아성을 넘을 만한 노트북은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권혁민기자 hm071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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