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반도체업계가 스마트폰용 칩에 역량을 쏟는 가운데 통신처리용 반도체(베이스밴드) 기술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인텔, 엔비디아 등 컴퓨터용 반도체 업체들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데 이어 베이스밴드칩 확보에도 역량을 쏟는 중이다. 해당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거나 연합하며 모바일 AP와 베이스밴드 칩을 함께 보유하려는 움직임이다.
모바일 통신제어 반도체 시장에서 전세계 40%, LTE 통신칩 시장에서는 80%를 차지하고 있는 퀄컴의 독주를 견제하고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AP만으론 역부족, 통신칩 잡아라"
삼성전자는 NTT도코모와 후지쯔 등과 LTE용 통신칩을 개발하기로 했다. 총 200억엔 규모의 자본금이 투입되며 이 중 절반 이상을 NTT도코모가 출자한다. 나머지는 삼성전자와 후지쯔, NEC, 파나소닉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가 출자해 2012년도 합작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있다.
D램 부문 강자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AP 등 시스템 반도체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 부문을 강화해 왔다. 일례로 갤럭시S2에는 삼성전자의 듀얼코어 AP가 내장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자사 휴대폰용 베이스밴드칩으로 퀄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코모와 후지쯔와의 이번 연합으로 LTE 베이스밴드 기술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퀄컴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도 올해 6월 무선 모델 업체인 아이세라를 인수 완료했다. 엔비디아는 인수가로 3억6천700만달러를 지불했으며 앞으로 아이세라 기술에 기반한 베이스밴드칩을 제공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역시 전통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강자지만 스마트폰 AP 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LG전자의 듀얼코어폰 옵티머스2X,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 등에 엔비디아의 듀얼코어 AP가 내장되면서 엔비디아는 모바일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주자로 부상했다.
◆윈도 동맹마저 깨진 인텔, 모바일 강화 필사적
앞서 인텔도 지난 2010년 인피니언의 무선사업부를 인수했다. 인텔은 전통적으로 PC 프로세서 강자이지만 모바일 분야에서는 고전중이다.
인텔은 넷북 부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아톰' 프로세서의 모바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 1위 스마트폰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기기는 모두 ARM 설계에 기반한 AP만이 채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인텔개발자회의2011'에서 구글과 함께 스마트폰용 칩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피니언 인수도 그 일환이다. 인텔은 인피니언 기술에 기반한 모바일 프로세서에 통신 기능을 결합한 제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인텔의 절친이던 마이크로소프트마저 ARM과 윈도 호환 협력에 들어가자 인텔은 모바일 부문에서 역량을 강화해야만 하는 계기가 커진 셈이다.
퀄컴은 속속 등장하는 경쟁사들에 대해 "하나의 칩에 AP와 베이스밴드를 결합해 제공하는 퀄컴의 기술은 차별력이 강하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업체들은 AP는 타업체에서, 베이스밴드는 퀄컴에서 공급받아야 했으며 퀄컴은 통합칩이란 면에서 경쟁력이 있었다"며 "AP와 베이스밴드칩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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