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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구글, 극적 화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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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 법정 출두…자바 특허공방 분수령

[김익현기자] "고르바초프와 레이건 처럼 냉전 종식에 성공할까?"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가 법정에서 만났다. 두 앙숙의 만남에 대해 한 변호사는 미하일 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냉전 종식 회담을 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과 오라클 CEO는 1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출두했다. 두 회사 CEO가 전격 회동하면서 1년 여 동안 계속된 자바 특허권 공방이 극적인 화해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업계의 두 거목이 동시에 출두한 것은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 지난해 8월 오라클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하자 미국 연방법원은 법정에서 화해하라고 명령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법정에 먼저 도착한 것은 구글의 래리 페이지였다. 그는 "생산적인 날이 되길 기대한다"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이어 도착한 래리 엘리슨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법정 회동에 대해 스콧 대니엘슨 변호사는 "고르바초프와 레이건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유하자면 냉전을 종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만만찮은 CEO가 맞붙었다"

오라클과 구글의 분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해 8월이었다. 당시 오라클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해 수 십 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안드로이드 기기 한 대당 15달러 가량의 로열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럴 경우 안드로이드 채용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구글로선 당연히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지난 1997년 오라클을 설립한 뒤 줄곧 CEO 자리를 지켜온 래리 엘리슨 입장에선 이번 소송이 최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이후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구글과의 자바 특허 소송을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지난 4월 에릭 슈미트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른 래리 페이지에게도 이번 소송은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 무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둘의 만남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만만찮은 매치업'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고 있는 디스선 인베스트먼트 애널리틱스를 이끌고 있는 폴 사포는 "두 사람간의 유일한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나이"라면서 "만만찮은 CEO들이 제대로 붙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법정 화해에서 래리 엘리슨은 안드로이드 기기 한 대당 5달러에서 15달러 가량의 로열티를 받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이 지난 달 매일 55만대 가량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 점을 감안하면 로열티 액수는 엄청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현재 리서치인모션(RIM)을 비롯해 아마존, 소니 등에 자바 특허권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오라클 "대당 15달러 로열티" vs 구글 "파트너사 피해 최소화"

안드로이드 진영은 이미 애플과의 특허권 공방에서 한 차례 패배한 경험이 있다. 지난 7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HTC의 안드로이드 기가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것.

이런 상황에서 오라클과의 분쟁에서도 밀릴 경우 안드로이드 자체의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 생산 대가로 오라클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단말기 업체들이 다른 운영체제로 눈을 돌릴 수도 있어 안드로이드 맹주를 자처하는 구글 입장에선 이번 소송이 최대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IDC의 윌 스토페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91억 달러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 파트너들이 지불하게 될 로열티 일부를 떠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대신 구글은 스마트폰에 광고를 넣는 방식으로 돈을 벌려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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