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민기자] 인텔이 야심차게 발표한 새로운 PC 규격인 '울트라북'이 시장에 출시되기도 전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텔은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1'에서 애플 맥북에 대항하고 침체된 PC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하드웨어는 줄이고 소프트웨어는 높인 제품을 '울트라북'이라고 명했다.
구체적으로 울트라북은 ▲20㎜ 미만의 두께 ▲1천달러 이하의 가격 ▲무게를 1kg대로 대폭 낮춘 제품이 특징점이다. 반면 성능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는 인텔의 i5 또는 i7을 탑재해 고사양을 지향한다.
이로써 울트라북은 기존 '두께'로만 승부하기 위해 출시된 슬림 노트북에 4가지 특징을 더해 차별성을 뒀다. 또 업체들은 인텔이 제시한 플랫폼대로 만든 제품을 '울트라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인텔의 기준과는 부합하지 않은 제품들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울트라북에 근접한 제품 등으로 오해돼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출시될 울트라북도 현재의 스펙과 별로 다를 바 없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
실제로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 노트북 매장에서는 각 업체들의 '울트라씬' 라인업 제품들이 '울트라북'으로 불리우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울트라북도 울트라씬과 유사한 스펙의 제품'이라며 구매를 부추기는 판매상도 눈에 띈다.
소비자 양모(31·여)씨는 "업체별로 얇은 노트북을 강조하다 보니 울트라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이 넘쳐난다"며 "정작 어떤 제품이 울트라북인지 헷갈리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울트라북에 대해 인텔이 정한 최소한의 규격과 약속만 있을 뿐, 업체들이 이를 지켜야 할 구체적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PC제조업체들은 울트라북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비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울트라북은 포화기에 있는 PC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라며 "하지만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시장에서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새로움보다 실망감을 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울트라북은 기존 넷북처럼 업체들이 자유롭게 내놓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업체들은 울트라북으로 불릴 만한 기준을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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