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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국내 시장 직접 진출…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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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콤팩트 카메라 시장 점유율 50% 삼성전자와 맞대결

[박웅서기자] 후지필름이 국내에 디지털 카메라 제품을 담당할 지사를 직접 설립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 시장을 담당해오던 한국후지필름을 대신해 직접 전면에 나선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번 결정에 따라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인 '파인픽스'는 새로 설립된 지사가 담당하게 됐다.

그동안 관련 사업을 운영해오던 한국후지필름은 즉석 카메라 브랜드 '인스탁스'와 키오스크, 인화장비 및 인화지 등 B2B 사업에 주력하게 될 전망이다.

◆후지필름, 드디어 한국 시장에 관심?

후지필름이 국내 직접 지사를 설립한 배경에는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직접 챙기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담겨 있다. 이유는 물론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어서다.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오던 한국후지필름(대표 이창균)은 지난 1993년 한국후지필름판매와 한국후지필름이 합병해 설립된 업체다. '후지필름'이라는 이름은 갖고 있지만 실은 일본 후지필름의 지사 성격이 아닌 일종의 수입원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분 구조를 보면 롯데상사 56.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외 3인 24.7%, 롯데칠성음료 11.4%, 호텔롯데 7.1% 등으로 이뤄져 있는 롯데 그룹 계열사다.

후지필름 본사는 한국후지필름에 대한 결정권이나 발언권이 없다. 그럼에도 후지필름 본사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국내 시장을 한국후지필름에 일임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 시장을 달리 보고 있다. 직접 지사를 설립하며 관리할 만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

실제로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다시 회복세에 있다.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군의 경우 전세계에서도 이례적일 정도의 급속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카메라 제품으로는 한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후지필름으로선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지사 설립이 필수적이었던 것.

◆연내 세계 4위 삼성전자 꺾는 게 목표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는 예전부터 감지돼왔다.

일본 후지필름 카메라 사업 본부장 다케시 히구치는 지난 7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2년 뒤 세계 3위 카메라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후지필름은 현재 전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 소니, 니콘, 삼성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지필름의 연내 목표는 세계 4위 카메라 업체로 랭크돼 있는 삼성전자를 따라잡는 것. 때문에 삼성전자의 홈그라운드인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주요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실제 후지필름은 현재 '파인픽스'라는 브랜드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운영 중인데, 주력 제품군이 바로 콤팩트 카메라다.

DSLR 카메라 제품군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는 지난 2007년 출시된 'S5pro'을 약 2년 전 단종시킨 이후 더이상의 후속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X100'라는 모델명의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진출했지만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진 못하고 있다. 제품이 단 한 기종밖에 없고 그마저도 렌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 가격이 타사 대비 비싸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초 일본 대지진으로 제품 수급 문제를 겪기도 했다.

후지필름의 적극적인 의지가 국내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삼성전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을 살려 국내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약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지켜오고 있다.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후지필름의 입지가 약한 것은 사실이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지사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서 얼마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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