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인터넷의 미래는 웹이다. 웹이라는 플랫폼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이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R&D센터 총괄사장은 지난 27일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구글 크롬OS와 인터넷 개방성 포럼'에서 국내 인터넷 환경 개방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조 사장은 "3년 전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를 출시했을 때 구글이 왜 브라우저를 만들었을까 생각했을 것"이라며 "구글은 웹 기반 회사로서, 보다 발전된 웹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더 좋은 브라우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직접 개발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컴퓨터 사용 시간의 90% 이상을 인터넷에 할애한다. 구글은 이 같은 90%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웹 만을 위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크롬 OS까지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 크롬북은 말 그대로 크롬OS가 탑재된 노트북이다. 크롬 브라우저가 곧 운영체제인 새로운 개념의 PC로, 부팅 시간이 짧고 전원을 켤 때마다 자동 업데이트 돼 성능은 계속 향상한다.
크롬북에선 일반 컴퓨터와는 달리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메신저 등을 컴퓨터에 설치, 저장하지 않고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 사용한다. 이러한 프로그램 등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같이 크롬 웹스토어에서 골라 쓸 수 있다. 현재 크롬 웹스토어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장프로그램, 테마 등 약 3만 개가 등록돼있다.
지난 2009년 출시된 크롬 OS는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출시 당시 2.8%였던 시장점유율이 2011년 현재 20%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서 약 1억6천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크롬 OS는 일부 얼리어답터 외에는 사용하는 이가 드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에 길들여져있을 뿐 아니라 국내 웹 사용환경도 글로벌 표준과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서의 구글 크롬북 성공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
예컨대 인터넷뱅킹만 하더라도 각종 액티브X와 보안프로그램, 공인인증서 등을 설치해야만 하는데 크롬북에선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일부 은행들이 오픈 웹뱅킹 서비스를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용에는 제약이 따른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관공서,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는 한글문서(HWP)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데 이 또한 크롬OS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아직까지 크롬 웹스토어에 국내 사용자들이 많이 찾을만한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조 사장은 "일반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 대부분 크롬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크롬북의 성공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인터넷 사용환경과 개방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기창 고려대 교수는 "크롬OS 뿐 아니라 앞으로 또 다른 웹 기술이 나왔을 때 '국내형 표준'으로 인해 우리나라 유저들은 제대로 접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선 우리 인터넷 환경 자체가 개방화돼야 하고 오픈 스탠다드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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