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10.26 재보선이 박원순 시장의 승리로 끝났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SNS와 '나는 꼼수다'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역할이 상당했다.
당초 안철수 원장과의 아름다운 단일화로 50%대 지지율을 얻었던 박 시장은 선거 초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와 TV 토론에서의 열세로 위기를 맞았지만, 트위터 등 SNS에서만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국 교수 등 박 시장의 SNS 멘토단은 적극적인 논리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차단하고, 내곡동 사저 문제 등 박 시장의 생명줄인 정권심판론을 젊은층에게 확산시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지 의사를 이미 밝힌 유명인들의 투표 독려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는 SNS상에서 큰 반발을 샀다. 젊은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인증샷' 놀이를 즐기면서 투표율 상승을 불렀고, 이는 박원순 시장의 승리로 직결됐다.
반면,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같은 젊은 층들의 SNS를 통한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방송통신심의위와 검찰이 선거를 앞두고 SNS와 애플리케이션 심의 확대를 위해 팀을 신설하는 등 규제를 늘리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SNS와 애플리케이션 심의 확대 이유에 대해 음란물 등 유해물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2010년 10월 자체 조사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내 유해정보 유통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18만개 안드로이드마켓 콘텐츠 중 음란 에플리케이션은 0.3%에 불과한 572개"라고 반박할 만큼 공감을 사지 못했다.
전 의원은 이 같은 방심위의 단속 강화에 대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사전에 한나라당에 유리한 선거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며 "인기를 끌고 있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시한부 인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선거가 끝난 후 한나라당은 또 다시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사진 우)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가 끝난 만큼 부족한 부분은 더욱 보완하고 쇄신해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 역시 "우리가 세상의 흐름에 대해, 변화의 흐름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대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한 것은 아니지만 투표 마지막에 유명인이 투표를 독려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 것이나 인증샷을 금지시킨 선관위의 규정은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남 의원은 또 "젊은 층의 목소리와 요구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이 앞장서서 듣고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할 때 대책과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은 한나라당이 최근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나오는 단골 용어다.
SNS와 팟캐스트 등 달라진 소통 환경의 적응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나라당은 진부한 사고에 사로잡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다시 변화과 소통을 내세운 한나라당이 과연 젊은 층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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