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정부가 주도해 삼성·LG와 함께 운영체제(OS)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백지화됐다.
2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민간기업들과 함께 '웹OS'를 개발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글로벌 커뮤니티와 공조해 OS를 개발하기로 해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개발에 투입하려던 예산은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쓰기로 오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8월 "삼성·LG 등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개방할 웹 기반 OS'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민간에 맡겨야 한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초 "리눅스 기반의 삼성 OS인 'SLP'를 공용 OS로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것이 국가 주도 OS 개발 계획의 시초였다는 게 지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지식경제부가 개최한 휴대폰 수출 경쟁력 재고를 위한 회의 비공개 토의에 이같은 내용이 나온 바 있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측이 "SLP를 국가 대표 OS로 선정해 모든 제조사들에 공개하자"는 주장을 했다.
이 주장은 업계 반대에 부딪쳤으며 이후에도 지식경제부와 업계는 OS 개발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했다. 결국 국내 기업들과 공조해 구글 '크롬OS' 같은 웹 기반 OS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기로 했다는 것.
지식경제부는 연내에 제조사, 통신사, 소프트웨어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해 OS 개발을 맡기고 일부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글로벌 업계와 공조해 하기로 하고 결국 국가 주도 OS 개발은 무산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으로 급조한 일이라고 알려졌지만 OS 개발은 올해초부터 검토해 온 것"이라며 "결국 하지 않기로 했지만 해당 예산은 대학 등 교육기관에 투자해 OS 및 각 기기의 플랫폼 전문가 등 인력양성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지난 19일 홍콩에서 열린 '갤럭시 넥서스' 발표 행사에서 국가 주도 OS 개발 현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성큼 올 것을 대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잘하지 못해서 국가가 걱정을 많이해 도와주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정부가 걱정 안하도록 OS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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