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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IT서비스라도 "우리는 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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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한 비껴간 쌍용·대우·현대 '향후 전략은?'

[김관용기자] 정부의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사의 공공부문 참여 제한 조치로 많은 IT서비스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이번 발표가 오히려 '기회'가 된 기업들도 있어 주목된다.

외형은 대기업이나 실제 내용은 정부의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현대정보기술이 바로 주인공. 이들은 이번 정부 발표를 호재로 평가하며 이를 '생존'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3개 기업은 한때 업계 최고로 평가받았지만 그룹의 와해와 계열사 분리 등으로 위기를 맞았던 회사들로 특히 '빅3'로 불리는 삼성SDS, LG CNS, SK C&C가 '그룹사를 등에 업고' 시장을 주도하면서 그 지위가 추락했던게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룹의 와해와 계열사 분리 등의 부침까지 겪으면서 그룹 내부 거래 물량도 현저히 줄어들어 2010년 기준 쌍용정보통신은 0.02%, 대우정보시스템 2.57%, 현대정보기술 0.05%를 기록했다. 다른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의 내부물량 규모가 30~90% 수준인 것에 비하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수치다.

이들은 이에따라 매출 극대화 전략보다는 수익 기반 전략으로 회사를 꾸려가며 기존의 경험과 특화 사업 육성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스포츠 및 방송시스템 분야에서, 대우정보시스템은 대학정보화와 그린IT, 현대정보기술은 의료IT와 해외 금융IT 사업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 쌍용과 대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

하지만 지난 27일 정부의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전략'이 발표되면서 입지는 달라졌다. 정부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소속 SI 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를 전면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호막'과도 같았던 그룹의 지원이 오히려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특정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들의 자산총액의 합계가 5조원 이상인 재벌 기업집단을 의미한다.

올해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분류한 기업집단은 삼성, SK, LG 등 55개로, 이들 계열사를 포함한 1천605개사(2011년 10월 기준)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삼성SDS, SK C&C, LG CNS 뿐 아니라, 포스코ICT, 현대오토에버, 포스텍(STX), 한화S&C, 롯데정보통신, 노킬러스 효성, 신세계I&C, 아시아나IDT, 동부CNI, 현대정보기술(롯데), 대림I&S, 동양시스템즈, CJ시스템즈, 티시스(태광), 현대U&I, DK U&C(동국제강) 등 대부분의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사들은 이번 정부 발표에 따라 공공부문 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하지만 쌍용정보통신과 대우정보시스템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룹의 와해에 따른 계열사 분리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따라서 그동안 공공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 발주 사업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현대정보기술도 롯데정보통신에 인수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되지만, 모회사와의 시너지와 더불어 당분간은 공공 시장에서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13년까지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되, 그 전까지는 현행 대기업 '참여하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매출 8천억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40억원 이하, 8천억원 미만이면 20억원 이하 공공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것을 각각 80억, 40억원으로 범위를 높였다.

현대정보기술은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성호그룹에 인수됐다가 올해 2월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정보통신에 인수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중소 기업 중심의 시장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지만, 중소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험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 나름의 역사와 노하우가 있는 이들 중견 기업들이 공공 IT 부문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를 연간 7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30%를 공공 부문이 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빅3가 공공 부문 시장을 70~90%까지 점유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구조 재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대우·현대, 성장 동력은 무엇?

쌍용정보통신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분명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특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던 쌍용정보통신은 국방, 스포츠, 방송시스템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빅3의 견제로 경쟁이 불가피했던 상황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국내 최초의 IT서비스 기업으로 1위 IT서비스 기업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경기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후발 경쟁사들의 출혈경쟁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쌍용그룹 또한 부침을 겪으면서 현재는 사실상 쌍용양회 정도만 남아, 내부 물량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쌍용정보통신 측은 "지난 해 약 1천억원 규모의 2011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대회종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과 주관방송서비스 사업,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중앙통제장비체계 개발사업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경쟁우위 부문에 대한 집중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공SOC 사업과 대학정보화사업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대우정보시스템도 공공분야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해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한 대우정보시스템은 올해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상황에서 이번 정부 조치는 더없이 반가울 따름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공공부문 IT서비스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기업이다. 통합 상수관망 운영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수출입은행 전산 인프라장비 통합 유지보수 용역,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유선시스템 위탁 운영 및 전산장비 유지보수 등의 경험이 있다. 고객 맞춤형 u시티 개발 노하우와 현재 전국 22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외수입정보시스템도 대우정보시스템이 자랑하는 기술이다.

이번 정부 조치로 대우정보시스템은 최근 주력하는 그린IT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해 국가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에서 발주한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그린IT 사업에서 꾸준히 강한 면모를 보인 이 회사는 최근 개발에 성공한 에너지관리시스템 '블루스트림 GEMS 3.0'의 공공 부문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롯데그룹 편입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회사지만, 매출 규모가 연간 2천억원 규모의 중견 회사이기 때문에 법 시행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공공부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비록 공공부문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기업집단에 속해 있긴 하나 당분간은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피인수 이후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정보기술은 그동안 철도•지하철 분야, 공항 분야, 항만분야, 도로교통분야 등 대부분의 SOC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특화사업 분야인 의료분야 'u헬스케어'는 현대가 독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40여개 대형병원 의료정보시스템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다수의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프로젝트 구축 경험을 갖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종합 의료 정보 시스템 구축사업과 보건복지부 응급환자 진료 정보망 구축사업, 보건복지부 공공의료 정보화 사업,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등록시스템 구축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정보기술 측은 "그 동안 의료IT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을 통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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