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15일 국회를 찾을 예정인 가운데, 이를 계기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의 강행처리가 이뤄질지 여부에 정치권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ISD(투자자-국가 소송제)의 재협상을 미국과 약속해오라는 요구에 대한 성과 없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한미 FTA의 강해처리를 위한 수순밟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비준했으니까 우리도 할 것이라는 논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은 우리의 경제주권과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 약속을 미국에 확실히 받아오라는 것이었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이 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와 내일 국회로 찾아오겠다는 것이라면 이는 한미 FTA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을 압박하기 위해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국회에 찾아오는 것은 상황 악화 이외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강행 처리를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손학규 대표는 강경 반대파 입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민주당 내 양심있는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FTA를 보면서 민주당이 얼마나 비민주적 정당인지 절감하고 있다"며 "민주당 내 한미 FTA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지만 이런 목소리가 다 힘을 잃어가고 야권통합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유 최고위원은 "그간 원내대표 중심으로 끈질기게 인내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외통위에서 FTA를 통과시키는 것은 조속히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은 "화요일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큰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에도 아무런 진전이 없이 갈등과 몸싸움이 격화된다면 정말 고민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행 처리를 압박했다.
그러나 정부 측에서 ISD에 대한 재협상 불가 입장이 불변한 데다 민주당 역시 지도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오히려 여야 충돌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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