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또 한번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안 교수는 14일 저녁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의 절반인 1천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안 교수의 '재산 환원'이 여당 쪽에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 한나라당, 안철수 '재산환원' 결정에 충격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도 이미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 교수가 재산의 절반을 내놓음에 따라 대권주자로서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사실상 안 교수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인식이 컸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 교수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절감했다는 의원들의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더욱 경계하는 것은 안 교수가 재산환원 의사를 밝히면서 서민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안 교수가 "1천500억원이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언급한 점은 '부자정당'으로 인식되는 한나라당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각에서는 안 교수의 '재산환원' 결정이 한나라당의 쇄신 움직임을 더욱 촉진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 이상 늦어서는 안된다'는 우려 속에 집권당의 쇄신.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 야권 "안철수,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 하고 있는 것"
반면 안 교수의 '합류'를 기대하는 야권에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14일 저녁 논평을 통해 "사회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를 다한 것이다. 단지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선뜻 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 교수의 결정은 사회적 귀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또 "정치란 무릇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앞으로 본인이 정치를 하던, 안하던 이미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신, 야권에서도 안 교수가 정치권 진출에 어느 정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갖고 있어 앞으로의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열풍'이 또 한번 정치권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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