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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 않는 15만 2G 고객…속타는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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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종료 원하지만 01X 이용자들 이동 안해

[강은성기자] KT가 2G 서비스 종료를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도 15만명이나 남은 가입자 때문에 서비스 종료가 쉽지 않다.

KT는 지난 4월부터방송통신위원회에 2G 서비스 종료신청을 하고 있다. 1차 종료 목표시기는 6월말이었지만 당시에는 이용자가 80만명이 넘게 남아있었다. 종료 시한도 촉박해 방통위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80만 2G 이용자들에 대한 이용자보호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KT는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자 줄이기'에 나서 18일 현재 KT의 2G 가입자는 15만여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T는 11월 4G LTE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해왔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는 'KT표 LTE' TV 광고까지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위기감이 높아진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주요 단말 업체들의 최신 스마트폰이 전부 LTE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KT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LTE 서비스를 내놓아야 하는 처지라 할 수 있다.

더구나 KT는 지난 8월말 주파수 경매에서 1.8㎓ 추가 획득에 실패하면서, 현재 1.8㎓ 주파수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2G 서비스를 반드시 종료해야만 LTE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

KT는 이미 지난 9월1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2G사업폐지계획(안)'을 접수시켜놓고 '2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이용자보호에 충실하면서 가입자를 줄이면 폐지승인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놓은 상황이다.

방통위의 승인 재검토가 되는 시점인 18일이 돌아오면서 KT는 이번에야 말로 2G서비스 폐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10만 01X 가입자들 "번호이동 못해"

문제는 아직도 남은 15만명의 2G 가입자다. 이중 010 번호 이용자는 5만여명으로, 이들보다는 남은 10만여명의 01X 이용자가 '난공불락'인 상황이다.

01X 이용자란 016, 018 등의 번호를 이용하는 가입자인데, 정부가 01X 번호가 특정 브랜드를 대변한다면서 010으로 강제통합하는 정책을 취한 이후 대다수 이용자가 010번호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일부 01X 이용자들은 "3G로 전환할 경우 010으로 번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3G로 전환할 수 없다"며 번호이동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01X 이용자 중에서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일종의 자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대표성'을 지니기 때문에 번호 전환으로 인한 손해가 크다고 강조한다.

만약 KT의 2G 이용자가 3G에서도 01X 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이들이 2G 이용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3G로 바꿀 경우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최대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010으로 무조건 번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2G에 잔류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010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 서민기 대표는 "이렇게 되면 KT 2G망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손해는 회사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KT 사정으로 어쩔수없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등 다른 회사로 01X 번호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반비용이나 단말기 가격 등을 보상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현재 KT는 자사 3G망으로 이동하지 않고 타회사로 이동하는 고객에 대해 7만3천원(단말기 반납시)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단말기의 약정기한이 끝나지 않아 발생하는 위약금이나 잔여할부금은 모두 면제해준다.

KT 관계자는 "더이상 우리 고객이 아니게 되는데도 그동안 KT 2G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 대해서는 보호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내놓은 조치"라면서 "KT의 3G로 바꾸면 44요금제로 2년 약정시 아이폰4 등 최신 스마트폰을 사실상 공짜로 받을 수 있다"며 3G로 전환을 부했다.

다만 01X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타사 2G서비스로 번호이동을 하기 위해 단말기 구입비용 등을 지급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KT 3G망으로 전환하면 최신 단말기에 24개월간 6천600원 요금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며 2G때 이용했던 무제한 요금제등 각종 요금제와 장기마일리지까지 모두 그대로 승계할 수 있다"면서 "우리 고객에게도 수십만원의 현금을 제공하지 못하는데 타사로 이동하는 고객까지 단말구입비용을 책임 질 수는 없는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한편 010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는 KT의 이같은 2G 서비스 종료로 인한 각종 문제가 결국 방통위의 010통합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보고, 정책 폐지를 위한 국민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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