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KT가 오는 6월30일부로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중단키로 하면서 KT의 2G 01X 이용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2G 서비스 중단에 따라 3G로 이용 서비스를 전환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사용하던 01X 번호를 3년 후에는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KT(대표 이석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오는 6월 30일 2G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KT는 단말기 무상지원 및 추가 요금할인 등을 2G 가입자의 3G 이동 보상방안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KT의 2G망 01X 번호 사용자들이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해온 010 번호통합 정책에 따라 휴대폰 가입자의 80% 이상이 010 번호를 이용하고 있는 현 시점까지 아직도 01X 번호를 쓰는 이용자는 대부분 번호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01X 번호 이용자들은 '일종의 자산'인 휴대폰 번호를 정부 정책이나 사업자 사정으로 일방적인 변경을 강요당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3G 서비스로 전환가입할 경우 선택여부에 따라 자신의 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3년 한시적 이용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시적으로 01X 번호를 유지하면서 3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1월1일부터 허용하고 있다. 이 경우 이용자는 3년 후에 010으로 번호를 바꾸겠다는 '서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장 3년간 자신의 01X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서민기 010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 대표는 "번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폰도, 신규가입 번호이동에 따른 각종 보조금 혜택도 외면해 온 이용자들이 고작 3년 번호를 유지하겠다고 3G 전환을 하겠느냐"며 "KT가 충분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배소 갈수도"vs"추가지원 어려워"
만약 KT의 01X 이용자가 3G로 전환하지 않고 버틴다면 7월1일부터는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 KT보다 2G 서비스를 오래 제공하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로 번호를 이동해야 한다. 그 경우 타 회사 가입비나 단말기 구매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타사 3G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방통위가 과열 경쟁을 우려해 3G 서비스의 한시적 01X 번호 이동은 '자사간'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우리도 고객을 잃는데 반가울 리 없다. 적극적으로 3G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모든 보상방안이 싫고 굳이 2G 서비스의 01X 이용을 고집하는 분이 있다면 2G 서비스 종료로 인한 약정 위약금이나 미납된 단말 할부금은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타사의 2G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지속하거나 (타사)가입비 및 단말기 구입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민기 대표는 "KT 사정으로 번호를 포기하는 상황에 처했는데도 번호 이동을 하는 금전적 손실까지 피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KT 측은 "KT의 3G로 전환 가입하시는 고객도 있는데 일부러 타사를 찾아가는 고객에게 추가 지원을 한다는 것은 또다른 차별로 이해될 수 있다"며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한편 KT의 2G망 이용자는 2월말 기준으로 120만여명. 이 중 01X 번호 이용자는 3월 중순 기준으로 51만여명 정도 남아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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