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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애플 vs 아마존 태블릿 전략,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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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권기자] 그 동안 애플이 독주하던 태블릿PC 시장에 마침내 '무서운 대항마'가 등장했다. 애플 못지 않은 탄탄한 콘텐츠 생태계를 겸비한 아마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마존은 지난 15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킨들 파이어를 발매하면서 태블릿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기존 태블릿PC의 절반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199달러에 공급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마존 입장에선 사실상 손해 보면서 킨들 파이어를 팔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왜?"라는 질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애플과 아마존의 전략이 갈라진다. 즉 애플이 아이패드란 단말기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반면, 콘텐츠 판매 수단으로 단말기를 내놓은 아마존은 저가 정책을 밀고나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애플, 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확장

이런 차이는 두 회사의 콘텐츠 플랫폼과 단말기 전략을 비교하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 아마존은 콘텐츠 판매 촉진을 위해 태블릿PC 킨들 파이어를 출시했다. 반면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은 것은 단말기 라인업 강화(단말기 판매 증가)란 측면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불 수 있다.

이는 두 회사가 단말기와 콘텐츠 플랫폼을 내놓은 순서를 되짚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애플은 2001년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먼저 선보인 후 2년 뒤인 2003년에야 아이튠스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이폰을 내놓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한 후에야 앱을 거래할 수 있는 앱스토어를 선보였다. 애플은 단말기를 먼저 출시한 후 보조수단으로 콘텐츠 플랫폼을 연이어 내놓았다.

애플 생태계의 중심에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단말기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아이튠스나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를 내놓은 이유는 모두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맥컴퓨터 등을 더 판매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아이튠스나 앱스토어는 소비자들에게 기존에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애플 단말기를 구매하게 만든다.

애플은 단말기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품의 생산원가에 비해 수익성이 매우 높다. 아이폰4S 32GB 모델은 추정 부품원가가 203달러다. 통신사 할부지원없을 경우 749달러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익율이다. 애플 단말기는 많이 판매하면 할수록 높은 수익을 낼수 있다. 따라서 애플은 단말기 판매 촉진에 힘을 기울일수밖에 없다.

실제로 애플의 이런 전략은 잘 맞아 떨어졌다. 콘텐츠 플랫폼 등장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애플은 이런 전략에 힘입어 매분기마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애플 4분기 매출비중을 보면, 아이폰이 41%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패드(26%)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두 제품이 애플 전체 매출의 67%를 책임지고 있다.

◆아마존, 단말기를 콘텐츠 판매 보주 수단

아마존이 태블릿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잘 아는 것처럼 아마존의 뿌리는 인터넷 서점이다. 그 뒤 음악, 영화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 판매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연히 단말기 판매보다는 쇼핑몰의 콘텐츠 판매 촉진가 주 수익원이다.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를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199달러에 판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손해 보면서 단말기를 팔더라도 콘텐츠 판매로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1994년 인터넷서점으로 출발해 음반과 의류, 완구, 식품 등 다양한 소비재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온라인소매상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마존의 주력사업은 미디어사업으로 벤더와 공급자로부터 구입한 상품과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재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아마존 주력사업인 미디어 부문의 매출 비중이 2010년부터 40%대로 하락하고,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전자 및 일반상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54%까지 치솟았다. 한마디로 아마존의 주력상품이 서적과 같은 미디어 품목에서 전자 및 일반상품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같은 핵심사업의 성장세 둔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아마존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육성 전략을 본격 가동시켰다. 안드로이드 기반 앱스토어를 독자적으로 출범시킨 것. 아마존은 앱스토어 이용자들에게 하루에 한개씩 유료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웹페이지에서 앱을 30분간 사용해볼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앱스토어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 기능들을 이용하려면 아마존 아이디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마존 사이트의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앱스토어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콘텐츠 판매 수수료와 모바일 광고수익도 덤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한 단계 고도화된 콘텐츠 판매 육성책이 추가됐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가 그것이다. 킨들 파이어는 아마존 미디어 사업 촉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마존은 2007년말 e북 리더기인 킨들을 출시해 e북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이 시장을 58%까지 선점하면서 든든한 수입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와 누크의 확산으로 이들 시장에서 점차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아마존은 킨들 가격인하와 새로운 편의성 제고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킨들 파이어는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이다.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기존 태블릿PC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 중독성을 키웠다.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킨들 파이어 출시 이후 언론들은 '진정한 아이패드 대항마'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둘 간의 승부가 어떤 식으로 결판 날 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킨들 파이어가 나름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로트맨 엡스 시장분석가는 올 연말까지 킨들 파이어가 최소 300만대에서 최대 500만대 가량은 무난히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킨들 파이어와 앱스토어,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아우르는 새로운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여기에다 최근 새롭게 대두된 스마트폰 출시설까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애플에 버금가는 진용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의 스마트폰 출시설이 '황당무개한 소문'만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의 아성이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진 않다.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한 애플의 콘텐츠 생태계도 결코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를 보려면 IT시장이란 좀 더 큰 그림을 통해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단말기를 중심에 두고 여기에다 콘텐츠를 덧붙여 온 애플과 콘텐츠 판매를 위해 단말기를 덧붙여온 아마존이 어느 시점에 이르게 되면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두 회사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 승부를 위한 준비작업인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진용을 갖춘 그 승부에서 이기는 쪽이 차세대 IT 시장의 진정한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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