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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강행처리에 18대 국회 '얼어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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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열한 날치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한나라 "예산·민생법안은 FTA와 별개"

[채송무기자] 한나라당의 한미 FTA 일방 처리로 야당이 2012년 예산 등 남은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해 18대 국회의 마지막 1년마저 차갑게 얼어붙었다.

민주당은 그간 한미 FTA와 2012년 예산안, 민생법안을 연계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국회가 할 일은 한미 FTA 날치기가 아니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고 시급한 민생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한 다음 한미 FTA 비준안을 논의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에는 예산안과 민생법안 외에도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적합업종법안, 국회의 의안처리제도 개선방안, 선거구 획정 석패율 제도 도입, 미디어렙법, 정치자금법 개정 등 중요한 현안이 쌓여 있다"며 "이런 것들을 정상적으로 처리한 후 한미 FTA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야당의 물리적 저지를 뚫고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안을 기습 처리했다. 그것도 예산 관련 의원총회를 명목으로 소속 의원들을 소집한 후 정의화 국회 부의장과 경위들이 국회 의장석을 점거한 계획된 강행처리였다.

예상치 못한 한나라당의 기습에 허를 찔린 민주당은 김성곤 의원과 강창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가 급히 복귀했지만,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 물질을 뿌리는 등 강력 저항했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

이후 야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민노당 합동 의원총회를 통해 이후 국회 일정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이후 한미 FTA 무효화 투쟁에 몰두하기로 했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를 일방 처리한 후 브리핑을 통해 "강행처리에 참여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던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22명 의원들은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향후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역사가 심판할 한나라당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용섭 대변인 역시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처음부터 4년 내내 강행 처리 의회 폭거를 자행해왔지만 이번 한미 FTA는 어느 때보다 비열하고 부도덕했다"면서 "본회의장 기습 강행도 모자라 날치기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던지 기자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한 후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향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강구될 때까지 강력히 싸우겠다"며 "반드시 내년 양대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한미 FTA를 새롭게 체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미 FTA의 강행 처리에 대해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면서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은 한미 FTA와 연계돼서는 안된다는 입장만 밝혔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 등 일부 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반대 때문에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면서 민주당의 국회 보이콧에 대해서는 "예산안 뿐 아니라 민생법안은 제대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는 한미 FTA와 관련 없이 정상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차갑게 얼어붙은 18대 국회는 2012년 예산안과 민생법안, 국회 폭력 방지법 등 산적한 쟁점 법안의 처리가 쉽지 않게 됐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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