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스키니로 멋내려다 '건선' 유발

[정기수기자] 최근 겨울철에도 20~30대 젊은 층은 추위와 상관없이 스키니진, 레킹스, 티셔츠 등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즐겨 입는다. 하지만 이런 옷차림은 피부를 손상, '건선'을 유발시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건선은 피부각질층의 세포가 과도하게 성장,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각질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초기에는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나타나다가 차츰 부위가 넓어지고 하얀 비늘 모양의 각질이 겹겹이 쌓인다.

특히,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피부보습력이 떨어지고 건조해져 섬유의 마찰로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들이 생기기 쉽다.

과거에는 주로 거친 소재의 옷이나 박음질이 불량하고 보풀이 심한 옷들이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타이트한 옷이 활동과정에서 피부표면과 접촉하면서 미세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의료전문가들은 "몸에 달라붙는 옷에 의한 피부손상이 건선환자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정상피부에도 건선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같은 피부질환을 '케브너(Koebner) 현상'이라고 한다. 케브너 현상은 부딪히거나 긁힌 자리에 건선과 같은 피부염이 그대로 생기는 것으로 1872년 동명의 독일 피부과의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케브너 현상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진 않았지만 면역기능의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피부가 건조해 지는 겨울철에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은 채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직장인이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에 케브너 현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박치영 생기한의원 원장은 "케브너 현상이 나타나면 건선환자의 경우 병세가 중증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건강한 사람도 건선 소인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보습제에 의지하거나 억지로 각질을 제거하다가는 오히려 피부를 더욱 건조하고 예민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건선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몸에 달라붙는 옷보다 품이 넉넉하고 소재가 부드러운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속옷 역시 몸을 조이지 않도록 하고 화학 섬유나 염색성분이 짙은 옷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몸에 꽉 끼는 옷을 입고 난 후에는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충분한 영양공급과 수면을 취해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박 원장은 "건선은 유전적 요인보다 면역학적 원인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정상피부를 가진 사람도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수면부족, 과로 등으로 인해 갑자기 건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