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AT&T와 T모바일 간의 합병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연이어 반대 목소리를 낸 때문이다.
AT&T는 FCC에 합병 청원을 일시 철회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당분간 법무부와의 소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AT&T가 극비리에 T모바일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AT&T는 합병 승인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T모바일의 고객 계정과 무선 주파수 상당 부분을 매각하기 위해 립 와이어리스란 통신업체와 비밀 협상을 진행해 왔다.
AT&T 입장에선 T모바일 자산 매각을 통해 법무부의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인 셈. 물론 AT&T는 T모바일의 핵심 주파수는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반면 립 와이어리스는 T모바일 자산을 손에 넣게 되면 순식간에 미국 4위 통신업체로 떠오를 수 있게 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물론 AT&T의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T모바일 자산 상당 부분을 매각하더라도 여전히 AT&T와 버라이즌의 양강 구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스프린트, 립, 메트로PCS 등은 사실상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립과 메트로PCS는 의미 있는 경쟁을 펼칠 수 있을 만한 주파수나 자금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AT&T가 최근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 등으로 거대 기업에 대한 반발 심리가 커지면서 오바마 대통령 역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T모바일 일부 자산 매각을 통해 법무부 승인을 받으려는 시도가 성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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