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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당신없이 안돼"…팬택 임직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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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임원 "팬택 근간인 그 없이 남을 이유 없다"

[강현주기자]"팬택에 박병엽 부회장은 힘의 원천이다. 그가 없는 팬택은 의미가 없다."

'사즉생(死卽生)' 승부수로 연말 워크아웃 졸업 약속을 받아낸 박병엽 부회장에게 팬택 임직원들은 "보낼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8일 팬택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팬택의 힘은 박 부회장의 집요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에서 나온다"며 "그가 없는 팬택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팬택 임직원들은 박 부회장에게 복귀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나를 던져서라도"…승부수 통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퇴를 표명했다. 내년 3월까지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1천억원 규모에 가까운 스톡옵션도 포기한 결단이다. 건강상의 이유를 댔지만 워크아웃 졸업에 미온적인 채권단에 던지는 승부수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박 부회장은 국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6개월 동안 준비한 워크아웃 졸업이 막판에 걸려 나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며 "기업은 목숨보다 소중한데 (채권단이) 회수할 돈의 가치만 생각한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사퇴 발표 후 하루만인 7일 산업은행 등 11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팬택의 연내 워크아웃 졸업을 확정했다.

채권단은 4천500억원의 채권 중 2천138원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남은 비협약채권 2천362억원은 팬택이 자체 상환한다. 채권단은 박 부회장에게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의 거취가 주목을 끈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졸업 결정과 복귀 요청에다, 팬택 임직원들까지 사퇴를 만류해 박 부회장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회생한 팬택호를 이끌 인물로 박 부회장만한 이가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1991년 6명의 직원을 둔 '삐삐' 회사로 팬택을 창업한 박 부회장은 회사를 세계 7위 휴대폰 업체로 키워 냈다.

그는 2006년 경영 위기를 맞자 4천억원 가치로 평가되던 자신의 지분을 채권단에 제공하는 결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팬택은 2007년 4월 워크아웃이 시작된 이래로 1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사욕(私慾) 중심 아닌 경영인, 날 뛰게 해"

7일 워크아웃 졸업이 결정되자 팬택 임직원들은 결의대회를 열고 2015년 매출 10조원과 휴대폰 4천만대 판매 목표 달성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 모두 한목소리로 박 부회장에게 복귀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관계자는 "때론 박 부회장의 차가운 모습에 힘들었다"며 "하지만 그것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힘들면서도 따르고 같이 고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부국강병을 논했던 한국의 1세대 경영인들처럼 박 부회장은 여전히 부국강병, 수출, 고용을 얘기한다. 이런 경영인이 주변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더 비장한 각오로 정신무장하기로 했다"며 "부회장님이 곧 돌아오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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