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KT가 2세대(2G) 이동통신서비스를 예상대로 종료하지 못하게 되면서 4G LTE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 7일 법원 판결에 의해 2G 서비스 종료 집행이 잠정 보류되면서 소송의 본안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KT는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KT는 현재 2G 서비스를 하고 있는 1.8GHz 주파수 대역의 10MHz 폭으로 LTE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기 때문에 이를 단시간에 5MHz 폭으로 줄여 서비스하거나 다른 주파수 대역으로 조정할 시간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KT는 올해 안에 LTE 서비스 상용화를 하지 못하게 됐다.
◆떨어지는 ARPU, LTE 반환점 돌지 못해
KT는 단순히 경쟁사에 비해 LTE가 늦어진다는 수준 이상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LTE서비스는 당초 시장에 연착륙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LTE용 스마트폰이 출시된지 한달여만에 가입자 30만명을 넘겼다. 지난 11월 25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양사를 합쳐 50만명을 돌파했으며 증가 추세는 더욱 빠르게 치솟아 근시일내로 LTE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LTE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형국이다.
LTE 가입자는 현재 80% 이상이 월6만2천원 이상의 고액 정액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LTE 서비스를 보다 빨리 체험하고 싶은 고비용 가입자들이 LTE쪽으로 쏠리는 현상에 더해 '무제한데이터요금제'가 폐지된 LTE 서비스에서 안심할 수 있는 데이터량을 제공하는 것은 62요금제가 적정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당 매출(ARPU)은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신3사는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도 불구 요금할인 프로그램으로 인해 ARPU가 지속 하락해왔는데 LTE를 계기로 전환점을 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LTE를 시작하지 못한 KT로서는 '남의 일'일 뿐이다.
KT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수년간 지켜왔던 ARPU 3만원선이 마침내 붕괴되고 말았다. LTE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는 한 현 3G스마트폰 요금 체계로는 ARPU 하락세를 막을 방법이 없다.
더구나 KT가 아이폰을 독점공급하면서 고액 가입자들이 KT로 몰려왔던 그 모습 그대로, 이제는 LTE 서비스를 하는 통신사로 고액 가입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KT로서는 더 타격이 큰 부분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모두 LTE 전용…가입자 이탈 가속될 듯
설상가상 스티브 잡스의 '유작'으로 평가되며 다시한번 국내에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폰4S가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아이폰4S 자체 판매가 부진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SK텔레콤도 KT와 동시에 아이폰4S를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꼭 KT를 선택할 이유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이폰4S와 LTE로 선택이 나뉘게 되는데 LTE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KT 입장에서는 LTE 고객을 고스란히 놓치는 셈이어서 타격이 적지 않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물론 HTC와 모토로라 등 해외 업체들도 이제는 LTE 용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터다.
국내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선택할 때 가장 큰 요인은 서비스보다는 단말에 치중하는 경향이 큰데, LTE 서비스를 아예 하지 않는 KT로서는 LTE용 최신 단말기를 판매할 기회조차 없는 셈이다.
때문에 KT의 LTE가 늦어지게 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이 회사의 심각한 위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KT가 소송 문제를 부랴부랴 마무리하고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후발주자'라는 소비자들의 굳어진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
이를 위해 KT는 적지 않은 비용을 LTE 마케팅을 위해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재무적으로 위협적인 요인이다.
증권가 통신 전문가는 "KT가 이번에 LTE 서비스 지연으로 입게 될 타격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파장에 파장을 물고 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ARPU 하락, 최산 단말 수급 불가능, 이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신규 가입자 모집 부진, 시장점유율 하락 및 수익 악화 등으로 한꺼번에 몰아쳐올 공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재판 결과에서 KT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본안 심리가 수개월의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면 앞서 언급한 일들은 이미 KT에 모두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며 "이미 이같은 불안을 반영해 KT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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