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진짜 승자는 HTC."
애플이 HTC와의 특허 소송에서 웃었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 시간) 애플의 '특허 침해' 주장을 받아들여 HTC 제품 수입 금지 판결을 내린 때문이다.
판결 직후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들은 애플이 HTC와의 특허 분쟁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앞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이번 소송의 진짜 승자는 HTC라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또 "이번 조치는 내년 4월19일 이후에야 적용된다"면서 "HTC와 미국 내 통신사들은 그 때까지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ITC가 인정한 특허는 이메일 및 문자에 사용되는 데이터 발견 기술 및 데이터 전송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이다. 쉽게 말해 문자나 이메일에 포함된 숫자를 누를 경우 그대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술이다. 이 특허는 애플이 지난 1999년 취득한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페라구 애널리스트는 "몇 개월 전 HTC 측은 애플 특허를 우회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ITC의 이번 명령이 발효되는 내년 4월19일까지는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페라구는 또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도 블랙베리 이용자들은 이메일에 포함돼 있는 숫자를 이용해 전화를 걸 수 있었다"면서 "(문제가 된) 애플 특허권을 피하는 방법은 굉장히 쉽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근거를 토대로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소송의 승자는 애플이라고 주장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반대다"면서 "ITC의 이번 판결은 애플에겐 굉장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진정한 승자는 HTC와 안드로이드 진영이다"고 주장했다.
◆HTC "647 특허는 굉장히 간단"
IT 전문 매체인 올싱스디지털, 매셔블 등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ITC의 이번 판결로 HTC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이 충분히 대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셔블에 따르면 HTC 측은 판결 직후 "이번 판결에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이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TC는 "(문제가 된) 647특허는 간단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와 관련된 내용"이라면서 "조만간 모든 휴대폰에서 그 기술을 빼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번 기술이 간단한 것이긴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겐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기술이다. 따라서 HTC가 대안 없이 이 기술을 제거할 경우엔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페라구 애널리스트 주장대로 HTC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대비를 해 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ITC 판결에 항소할 경우 최종 적용 시점을 더 늦출 수도 있다.
따라서 HTC가 시간을 벌면서 제대로 된 대비를 할 경우엔 애플이 '전투에선 승리하고 특허전쟁에선 큰 실익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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