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농협이 21일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진행한 3차 입찰에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선정됐다.
알뜰주유소는 농협주유소와 한국도로공사가 소유한 고속도로 주유소, 무폴주유소 등을 활용해 사은품 미제공, 셀프화 등으로 기름값을 일반주유소 대비 최고 100원가량 저렴한 주유소다.
지난 10월 지식경제부는 '알뜰주유소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100여곳, 오는 2012년 700여곳, 2015년에는 현재 주유소(1만3천곳)의 10% 수준인 1천300곳의 알뜰주유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경부는 또 1차 사업성과를 감안해 2015년 이후 2차 사업계획을 세울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하지만 1, 2 차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알뜰주유소 연내 출범이 불투명했으나 이날 극적으로 낙찰,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국내 유가 인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날 입찰에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 오일뱅크 등 정유 4社가 모두 참가했다. 이중 현대 오일뱅크는 공급능력 부족과 다른 주유소와의 형평성 문제로 입찰에 1, 2차 불참했으나, 정부가 권역별 공급으로 선회하자 이날 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농협은 이날 낙찰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GS칼텍스, 영·호남에...현대오일뱅크 중부지역에 기름 공급
앞으로 전남 여수에 정유시설을 보유한 GS칼텍스는 영남과 호남지역 알뜰주유소에, 충남 서산에 정유시설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는 중부지역 알뜰주유소에 각각 기름을 공급한다.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 실장은 "이들 업체와 계약 기간은 1년이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농협과 석유공사는 이번 주에 이들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알뜰주유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오는 29일 용인 마평주유소가 알뜰주유소 1호점으로 문을 연다.
하지만 알뜰주유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는 알뜰주유소가 저렴한 기름 공급과 함께 인근 주유소의 기름값도 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지경부와 뜻을 같이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 수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기름을 사기 위한 대기 시간도 길어 실효성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현재 알뜰주유소 형태로 운영되는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농협주유소의 경우 주유하기 위해 30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경쟁 주유소의 반발도 거세다.
최근 한국주유소협회는 알뜰주유소에 대한 반대의사 표출과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농협과 카드가맹점 해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카드사로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주협 관계자는 "현재 전국 주유소의 70% 이상이 주유소 월평균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유소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향후 실력행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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