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이른바 '셧다운제' 시행 한달이 지났지만 실효성이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연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셧다운제 시행 한달,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화연대 정소연 팀장과 박태순 한림대 겸임교수, 문화사회연구소 양기민 연구원, 게임개발자 김종득 씨,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매미' 활동가가 참여했다.
문화연대 정소연 팀장은 "여성가족부에 셧다운제 시행과 관련한 자료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어떤 자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정보공개 요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셧다운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순 겸임교수는 "일단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게임을 너무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게임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게임업체들에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이 수익모델이자 게임의 재미를 늘리는 측면은 있지만 너무 과도하다"며 "게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사회적책임, 일종의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게임 개발자 김종득 씨는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지인들을 통해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종득 씨는 "제도 시행 이전과 비교해서 심야시간 게임 접속자 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도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30대나 40대 접속자 수도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매미' 활동가는 "셧다운제로 우리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여성가족부지만 셧다운제 시행 이후에도 수면권은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셧다운제의 실효성은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스갯거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사회연구소 양기민 연구원은 셧다운제라는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활용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세웠다.
양 연구원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는 '게임으로 영화찍자'라는 게임창작 워크숍을 예로 들었다. 게임을 통해 영화를 제작해 무조건 게임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게임도 하나의 문화이자 즐길거리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문화연대는 지난 10월28일, 청소년 1인과 학부모 2인으로 청구인단을 구성해 '셧다운제' 헌법 소원을 진행중이다. 또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등과 함께 '셧다운제'의 불합리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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