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해외 시장에서 국내 가전업체에 대한 견제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 제품에 덤핑 혐의를 제기했던 월풀이 이번엔 세탁기에 제동을 걸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지난해 12월30일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소했다. 두 업체가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서 덤핑 판매해 가시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게 월풀측 주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월풀의 제소에 따라 미 상무부와 ITC는 10일 이내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질의서를 보내 구체적인 산업피해를 조사할 예정이다. 두 업체로부터 답변서를 받으면 이를 토대로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이 미국 내 상무부에 조사를 요청할 경우 거의 받아들여져 실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가전업체에 대한 월풀의 견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월풀은 지난 2011년 3월에도 국내 가전업체의 일부 냉장고 제품에 대해서도 덤핑 판매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후 10월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국 가전분야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제소가 지난 1986년 컬러TV 브라운관 이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확실히 잦아진 것.
국내 업체들은 월풀이 한국 가전업체을 반복적으로 견제하는 것을 두고 스스로 위기감을 내비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드럼세탁기의 경우 이미 오래 전에 월풀을 아래로 제쳤을 정도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3분기에도 매출액 기준 22.8%의 점유율로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유지했다"며 "(월풀 제품이) 한국산 가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제품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국내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월풀이) 계속 그러는 게 아니겠느냐"라며 "실제 드럼 세탁기의 경우 지난 2006년 처음 미국 시장에 선보인 이후 2010년까지 무려 10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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