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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퀄컴, CES에서 제대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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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상대방 영역에 도전장…'폴들의 전쟁' 승자는?

[김익현기자] 인텔과 퀄컴이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차세대 칩 시장 주도권을 놓고 제대로 맞붙는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 시간) 인텔과 퀄컴이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같은 날 칩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먼저 무대에 오르는 것은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다. 제이콥스는 10일 오전 자사 칩을 장착한 노트북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그날 오후에는 폴 오텔리니 인텔 CEO가 자사 칩을 장착한 휴대폰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오텔리는 휴대폰 칩과 함께 야심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울트라북도 선보일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명의 폴'이 서로 상대방 영역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는 셈이다.

◆아이패드 인기 이후 장벽 무너져

인텔은 최근 수 년 동안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에게는 민감한 주제인 전력 절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때문이다.

퀄컴 역시 인텔이 터를 잡고 있는 PC 시장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대부분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구동해내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패드가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RM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 칩으로도 충분히 컴퓨팅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때문이다.

여기에다 오랜 기간 '윈텔 진영'의 한 축을 형성해 왔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불을 붙였다. 윈도 차기 버전인 윈도8부터 ARM 칩도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것. PC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라고 생각했던 인텔 입장에선 변신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라자드 캐피털 마켓의 대니얼 아머 애널리스트는 PC에 ARM 칩을 장착하기로 함에 따라 인텔이 오는 2015년까지 22억 달러 가량의 판매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PC는 스마트폰처럼, 스마트폰은 PC처럼

퀄컴의 롭 첸혹 부사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소비자들은 PC도 바로 켜고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길 원한다"면서 "그 동안 퀄컴이 이런 방식의 칩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PC 환경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인텔 측은 "(모바일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을 현실화하기 위해 여러 전선에서 열심히 준비해 왔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이런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은 상대방 영역을 휘젓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인-스탯의 짐 맥그레거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RM 칩이 컴퓨텅 기기에 파고드는 게 힘든 만큼이나 인텔의 x86 칩이 모바일 시장을 잠식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예 윈도8 역시 초기에는 인텔 칩 위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인텔도 올해 중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원의 최강자는 과연 누구일까?

서로의 영역을 굳게 지켜왔던 인텔과 퀄컴. 하지만 '융합'과 '포스트PC' 바람은 두 강자로 하여금 상대방 진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누가 승리자가 될까? 현재로선 전문가들조차 중원의 두 강자로 겨룰 한판 승부의 승패를 쉽게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첫 힘겨루기가 다음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최근 들어 주목도가 확 떨어진 CES에서 모처럼 제대로 된 승부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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