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쇄신'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보수'까지 버릴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이 5일 당의 정강 정책에서 '보수'를 빼자고 한 것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은 거세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바꾸는 것도 좋지만 절대로 핵심 가치는 변화해서는 안된다"며 "우리 보수가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은 제대로 보수 역할을 하지 못해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네 차례 비례대표를 하고 2억1천만원의 뇌물로 2년 반 동안 콩밥을 먹고 더구나 노태우 비자금 조성의 주요 인물이었던 김종인 위원이 무슨 낯과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가"라며 "당신은 절대로 그럴 자격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5일 OBS 신년특집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을 겨냥해 "과거 비리문제로 실형을 살았던 사람이 비대위원을 한다는 것은 한나라당을 얕잡아보는 것으로 한나라당 당원도 아니고 영입한 비리인사들이 과연 무엇을 개혁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보수인사인 조갑제 대표도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박근혜 의원은 한미 FTA 반대자, 권력형 부패 범죄 전력자, 종북 정치인 숭배자들을 핵심으로 꾸린 비대위가 저질 언동을 일삼으면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변조하려 해도 이를 제지하기는 커녕 즐기는 모습"이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조 대표는 "보수정당이 중도실험이라는 외도를 했다가 국민의 외면을 받았으면 헌법정신으로 돌아와 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 비대위의 행태는 중도로 버린 몸을 아예 좌익 홍등가에 내다 팔겠다는 자세로 지금처럼 치사하게 싸우면 공멸"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박근혜(사진) 비대위원장은 5일 비대위회의 비공개 부분에서"우리는 국민을 잘 살게 하려는 것인데 찬반이 되다 보면 잘못된 논란으로 빠질 수 있다"며 "국민들 피부에 실질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내면서 거기에 뒤따르는 정강정책 개정이 국민들에게는 더 와 닿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제일 답답한 것이 지난 주민투표 결과가 25.7%로 나왔는데 이것이 보수 투표고 한나라당의 고정표라는 착시 현상"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비대위원은 "국민들에게 도대체 한나라당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국민을 아우르는 정당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세계 선진정당을 봐도 이념을 꽉 담아 하는 정당은 좌파 정당 외에는 없다. 대부분 일반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아 집권하는 정당"이라고 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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