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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가 '계륵'?…우리에겐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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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만원 3G 우회망 노릇 톡톡…'와이파이존' 구축 위한 유선망 역할도

[강은성기자] KT와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와이브로는 정부가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면서 별다른 수익모델을 창출하지 못해 '계륵' 취급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없어서는 안될 요긴한 기술로 변신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 기술을 이용한 와이파이 존 구축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경우 전국 6만4천곳에 설치한 와이파이존 중 30%에 달하는 곳을 와이브로를 이용해 구축했다. KT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물론 해변이나 스키장 등에 와이브로를 이용한 와이파이 존 구축에 적극적이다.

아울러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와이브로를 무선인터넷 대체 서비스로 이용하려는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KT의 경우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가 76만여명이고, 와이브로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그'가입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어나 현재 32만명을 넘어섰다.

◆부족한 유선망 대신해 '와이파이' 역할 톡톡

와이브로 기술은 이동하면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서비스로, 우리나라가 상용화해 주도적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전세계에서는 와이브로 기술보다는 3G(WCDMA) 이후 기술인 4G LTE를 주로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와이브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불과 2년여만에 국내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부 주도로 반강제 투자를 했던 와이브로가 훌륭한 '대체 통신망'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먼저 지하철과 버스, 기차 등 주요 대중교통 수단에 대부분 설치돼 통신사의 3G 무선인터넷 부하를 줄여주는 1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KT 기술 실무자는 "대중교통은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어 통신망에 부하를 주기 쉬운데다 이용자들이 무료한 이동시간을 이기기 위해 무선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면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은 무선인터넷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접속이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KT와 SK텔레콤은 지하철에 '와이파이존'을 구축했다. 3G 통신망은 증설에 한계가 있고 비용도 비싸지만 와이파이는 더 싸고 쉽게 설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본래 유선인터넷을 이용해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하는 것으로 '고정형 인터넷'의 일종이지만 이동하는 대중교통 안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와이브로의 힘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중교통에 와이브로를 이용한 T와이파이존을 구축하면서 3G 통신망 부하 분담효과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도시 번화가 등 이용자가 밀집돼 있는 곳의 와이파이존 구축도 와이브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SK텔레콤 기술실무자는 "SK텔레콤은 유선 설비가 충분치 않다는 약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와이브로를 활용한 와이파이존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유선망보다 수용 용량에 한계가 있고 속도도 유선 와이파이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땅을 파거나 건물을 뜯어내고 대공사를 해야 하는 유선망 설비공사 대신 간편하게설치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해 오히려 소규모 와이파이존 구축에는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설비공사 비용이 최대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SK텔레콤은 전국 6만4천여곳의 T와이파이존 중에서 약 30%에 달하는 곳을 와이브로 기반으로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자 서비스로도 '인기만점'

와이브로는 단순 대체망 뿐만 아니라 어엿한 독자 서비스로도 제 몫을 해 내고 있다.

KT는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어 개인 이용자가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한 '에그'서비스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KT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말 기준으로 이 회사 와이브로 가입자는 76만여명, 와이브로 에그 가입자는 37만6천여명을 넘어섰다.

표현명 KT 사장은 "KT는 아이폰을 들여온 이후 전무후무한 유례없는 무선인터넷 트래픽 폭증을 겪었다"면서 "KT가 3G 망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어도 고객들은 더 빠르고 더 많은 용량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길 원했고, 그런 고객들이 4G 와이브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사장은 "이미 KT는 전국 84개도시에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했고, (LTE보다는 느리지만) 3G보다 빠른 속도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와이브로 에그에 대한 고객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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