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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KT' 스마트TV 공방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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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점 찾기 힘들듯…소비자만 '볼모'

[강은성기자]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이후 삼성전자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스마트TV를 둘러싼 양 측 공방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 모두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작 피해는 이용 제한을 당한 소비자들에게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KT의 접속 제한에 대해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KT도 지난 9일 1차 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이날 삼성전자의 설명회에 대한 추가 반박 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가 인터넷 이용대가를 추가로 지불하지 않으면 TV 접속제한 조치를 풀지 않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같은 양측의 줄다리기에 스마트TV 이용자들은 '결국 어떻게든 요금을 올려받으려는 꼼수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KT 입장차 '팽팽'

삼성전자와 KT가 13일 번갈아 설명회를 개최하며 내 놓은 입장을 종합할 때, 양측이 자율적 협의만으로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는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데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삼성전자가 스마트TV 판매사업을 지속하려면 KT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KT 대외협력실 김효실 상무는 이날 KT 기자실을 찾아 "스마트TV가 KT 인터넷망을 사용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너무 많은 데이터량을 소모하게 됨으로써 대다수 KT 인터넷 이용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KT는 동일한 서비스인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부문에만 1조3천억원의 설비투자를 했다"며 "19개 노드에 접속빈도가 높은 콘텐츠를 미리 다운로드 해 놓아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등 자체 개발한 각종 신기술을 통해 전체 인터넷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러나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만든 제조사'라는 점만 강조하면서 인터넷 품질에 대한 어떤 고민도 없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무임승차'로, 제조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과거 뒤늦은 대응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번 스마트TV 이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며 강경대응을 이어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삼성전자 비주얼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전략담당 이경식 상무는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기기들이 과거에는 PC나 노트북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TV와 태블릿PC, 스마트폰은 물론 게임기, 카메라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처럼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는데, 그 이유만으로 이용대가를 내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법무 담당 손헌태 상무는 "KT는 모든 협력 첫단에 삼성전자가 망 분담금을 부담한다는 걸 전제로 삼았다"면서 "이 때문에 KT와의 어떠한 구체적인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 상무는 이어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사용자가 최대한 빨리 제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가처분 신청 외에 다른 조치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삼성' 공방에 소비자만 피해 늘어

KT와 삼성전자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면서도 이 모든 소란이 '이용자를 위해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당사자이자 볼모가 되어버린 소비자들은 양측 모두에 냉랭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KT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거주 직장인 조모씨(33세)는 "사실 삼성 스마트TV의 삼성앱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스마트TV라 하더라도 인터넷 이용보다는 TV 시청을 주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용하지 않는것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번에 KT가 무단으로 접속 제한을 한 것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각종 온라인 IT커뮤니티와 트위터에 "소비자 볼모잡기 또 시작인가요(ID neopr***)", "KT 2G 종료할때부터 알아봤다. 이용자 무시하기 위해 발로 뛰시나(ID 별별호**)", "삼성은 TV 팔았으니 내 알바 아니란건가. 스마트TV가 얼만데(ID skyvr***)" 라는 글을 올리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규제당국도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 석제범 국장은 "협상의 진척 정도와 사업자간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그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이용자를 볼모로 한 무단 행위를 자행한다면 정책당국으로서 좌시하지 않겠다"며 엄중 처벌할 것임을 밝혔다.

KT와 삼성전자 양측 모두 자율적 협상만으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법적 조치나 규제당국의 신속한 개입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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